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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한 권에 99화씩 실은 이유'라는 제목은
제가 임의로 붙인 것입니다.
원본에는 제목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는
이계(異界)의 문을 여는 책이다.
어느 잡지에서 대담(對談)을 함께 한
각본가 분이, 이 책을 가리켜
그렇게 표현했다.

'백 가지 괴이(怪異)를 말하면 괴이에 도달한다' 라는
백물어(百物語) 작법을 취한 이 책이 노리는 것은
바로 그 점이지만, 아무래도 즐기는 방법은
독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알려지는 중인 것 같다.

8년 전에 후소샤(扶桑社)에서 출판한 구판은
정확하게 한 권에 100화씩 수록하는 구성이었는데
아시다시피 미디어팩토리 신판에서는
첫번째 밤(第一夜), 두번째 밤(第二夜),
그리고 지금 보시는 세번째 밤(第三夜) 모두
99화씩 끊고 있다.

(※후소샤 구판은 1990년, 미디어팩토리 신판은 1998년,
제가 구입한 카도카와 문고판은 2002년에 출간되었습니다.
후소샤는 역사왜곡 우익 교과서를 만든 바로 거기!!!
출판사를 옮기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바로
저자와 관계자, 또한 독자들의 신변에
괴이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독자 앞에 열린 괴이의 문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구판 첫번째 밤을 끝까지 읽고 백물어를 완결했다는 독자들이
여러 가지 제보를 해 주셨다.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M씨의 체험.
'신미미부쿠로'를 자기 방에 누워서 읽고 있었다.
담배를 피우면서 머리맡에 둔 커피잔을
재떨이 대신 쓰고 있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담뱃재를 커피잔 속에 털었다.

한 권을 끝까지 다 읽고 일어나서
머리맡의 커피잔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컵이 거꾸로 뒤집혀서 컵 바닥이 위로 올라와 있었다.

처음부터 뒤집혀 있었다면, 담배꽁초와 재는
커피잔 밑바닥 위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건 없었다.
컵 주위에 떨어진 것도 없었다.

'그럼 지금까지 컵 안에 턴 재는 어디 갔지? '
M씨는 설마 하면서 컵을 들어올려 보았다.
컵 속에서 대량의 담배꽁초와 재가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내 친구 U군.
하룻밤 동안 다 읽기에 도전하려고
방의 전등을 끄고 네 구석마다 촛불을 켜 놓고
촛불 빛으로 '신미미부쿠로'를 읽었다.

약 2시간 후에 다 읽었는데
초를 보고 놀랐다.

네 개의 초 중에서 세 개는 짧아졌는데
하나만 전혀 변화가 없었다.
게다가 밀폐된 방인데
그 촛불은 크게 일렁일렁 흔들리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직장여성.
점심시간에 '신미미부쿠로'를 사서 읽다가
책갈피를 끼워 책상 서랍에 넣었다.

집에 가져가서 나머지 부분을 읽었는데
그날 밤 사이에 한 권을 다 읽었다.
나중에 목차를 보니, 기억에 없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 '
이상해서 그 페이지를 펼쳐 읽어보니
안 읽은 이야기가 다섯 개 있었다.
즉, 책갈피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동한 것이었다.

책상 서랍은 개인용이라서,
누가 책을 만진다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혼자 사는 M씨라는 여성은
100화까지 다 읽은 순간, 치직 하는 소리와 함께
집이 정전되었다.

어두워진 방 안에서
"으―" 하는 신음 소리가 들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이었고, 전깃불이 번쩍 켜졌다.
아무도 없었다.

다음날 이웃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했는데,
정전된 집은 자기 집밖에 없었다고 한다.

교사 A씨는 한 권을 거의 다 읽었을 때,
달그락 하는 소리에 놀라 움찔했다.

둘러보니 불단(佛壇)에 세워 둔
위패(位牌)가 쓰러져 있었다.
헉 하며 책을 확인해 보니 98화였다.

'아, 이건 오늘 100화까지 다 보지 말라는 뜻인가……. '
그렇게 생각한 A씨는 98화까지 읽고 책을 덮은 후
다음날 99화와 100화를 읽었다고 한다.

M씨라는 여성 탤런트는
유령 같은 것과 영 인연이 없어서
기묘한 체험을 한 적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TV 방송국 대기실에서 '신미미부쿠로'를 읽고 있었다.
톡 하고 누가 어깨를 쳐서 뒤돌아봤는데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또, 그때까지 심령 체험은 전혀 없었던 사람인데
'신미미부쿠로'를 읽은 다음날, 혹은 며칠 후에
유령같은 것을 처음으로 봤다는 독자가 여러 명 있었다.
그 중에는 이런 사람도 있었다.

'신미미부쿠로' 한 권을 다 읽은 후,
세수를 하고 자려고 한 직장여성 J코 씨.

문득 세숫대야를 보니, 수면에
낯선 여자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히죽 웃고 슥 사라졌다고 한다.

서평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첫번째 밤'의 해설에서
히가시 마사오(東雅夫) 씨가 소개해 주셨듯이,
괴이실화연구가 코이케 타케히코(小池壮彦) 씨가
어느 서평지(書評誌)에 '이 책을 다 읽은 후,
불단 앞에 힘없이 주저앉는 흰 사람 그림자를 목격했다' 라고 쓰셨다.

작가 오오하라 마리코(大原まり子) 씨도
아사히(朝日) 신문 서평에서
'첫번째 밤', '두번째 밤'을 언급하며

"그러면 '신미미부쿠로' 99화를 다 읽은 후,
괴이한 일은 일어났는가?
사실은 일어났다.
단지, 이 책에 담긴 99가지 이야기와 같이
참으로 사소한 괴이였다" 라고 했다.

99화를 다 읽은 후, 괴이한 일이 일어났다……?

그렇다. 역시 있는 것이다.
99화씩 끊은 신판을 읽어도 기묘한 체험을 했다는 이야기가.

사실은, 이 부분에는 장치가 있다.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그 장치에 대해서는
아직 여기서는 밝히지 않기로 하자.

그런데 저자와 관계자 주변에서도 괴이의 문은 열렸다.
그 괴이는 다음 장에서 접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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