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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14화. 물웅덩이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JR(Japan Railway) 터널에서
열차 화재사고가 있었다.

그 당시, TV 보도 카메라맨의 조수였던 N씨는
카메라맨과 함께 현장에 급히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하자, 자욱한 연기가 터널에서 뿜어져 나오고
경찰이 밧줄을 둘러쳐 소방대와 구급대원 이외에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연 베테랑이었던 카메라맨은
N씨에게 "나한테서 떨어지지 마라" 라고 말하고는
경찰의 제지를 잇따라 뿌리치고 터널 안에 들어갔다.

들어가던 도중, 들것에 실려 구출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갔다.
카메라맨은 신속하게 그 광경을 비디오에 담았고
N씨는 그 움직임을 민감하게 관찰하며 필사적으로 피사체에 조명을 비췄다.

그러다 보니 비디오테이프 1개를 다 썼다.
카메라맨이 비디오카메라를 어깨에서 내려놓고
테이프를 갈아 끼우기 시작했다.

긴장감이 약간 풀린 N씨는 무심코 주위를 둘러봤다.
지면에는 소방차가 뿌린 물이 흘러서 여기저기에 물웅덩이가 생겼는데
물 속에 흔들흔들 사람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그것도 하나 둘이 아니었다. 이쪽저쪽 물웅덩이마다 얼굴이 있었다.

'엑, 이게 뭐야? '
라고 생각하는데 테이프 교환을 끝낸 카메라맨이
"좋아, 다음 테이프도 가자." 라며 다시 터널 안쪽을 향해 들어갔다.

N씨는 아무래도 발 밑의 웅덩이가 마음에 걸려서
틈이 날 때마다 바닥을 보았다.
물 속에 흔들흔들 흔들리는 얼굴이 계속 보였다.

촬영을 마치고 찻집에서 휴식할 때, 망설이던 N씨가
"저기……. 제가 봤는데요, 웅덩이 물 속에 얼굴이……. "
라고 말을 꺼내자
"아, 그런 건 만날 있는 일이니까
제 몫을 하는 보도카메라맨이 되고 싶으면 그런 건 신경쓰지 마."
라고 카메라맨이 못을 박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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