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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18화. 본 사람, 못 본 사람

친구의 어머니가
젊은 시절에 이런 체험을 하셨다고 한다.

직장에서 퇴근하는 길,
늘 그렇듯이 오사카에서 나라(奈良)로 가는 전차.
그 전차 마지막 칸에 친구 어머니가 타고 계셨다.

전차가 터널에 들어갔을 때였다.
쿵 하는 무슨 충격음이 전차에 울렸다.

그러자 통로에 서 있던 하굣길 어린이들이
열차 뒤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게 뭐야!" 라고 난리가 났다.
친구 어머니도 '뭐지?' 하고 그 방향을 보았다.

마지막 칸 차장실의 창문,
그곳에 흰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달라붙어 있었다.

무서울 정도로 긴 두 팔과 검은 긴 머리를 축 늘어뜨리고
눈을 감고 거꾸로 매달린 여자!
그 여자가 주욱, 주욱 미끄러져 내려왔다.

'저게 보이는 사람은 나밖에 없나……? '
그런 생각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아이들이 겁을 먹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또, 차장실 쪽을 보고 놀라서 다른 칸으로 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친구 어머니는,
'아, 저게 보이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때쯤 되자, 차장도 승객들이 자기 쪽을 보고 놀라는 것을 눈치채고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래도 차장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인지
그 여자가 차장의 바로 등 뒤 유리에 붙어 있는데도
어떻게 된 일인지 영문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자 또 쿵 하고 조금 전과 같은 충격이 전차에 울리며
그 여자 옆에 여자가 한명 더, 똑같이 거꾸로 매달린 채 유리창에 들러붙었다.
그리고 그 두 여자는 마치 유리 위를 기어다니듯이
주욱 주욱 주욱 미끄러져 내려왔다.

그리고 두 여자들이 눈을 커다랗게 떴다! 전차 안을 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악 하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차장실 차창 쪽을 보면서
"뭐가 있어?" 하고 차장과 마찬가지로 어리둥절해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전차가 터널을 빠져나간 순간,
차창에 달라붙어 있던 두 여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여기서 친구 어머니가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자기는 분명히 보았던 그 거꾸로 매달린 여자들을
본 사람과 못 본 사람이 확실하게 나뉘었던 것과
사람들의 반응이었다고 한다.

"나한테는 또렷하게 보였는데, 왜 안 보이는 사람이 있었을까? "
라고 친구 어머니는 이상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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