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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26화. 환자 F씨

A코 씨는 현재 만19세 간호학생이다.
그녀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낮에는 간호학교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병원근무를 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작년 여름, A코 씨는 F씨라는 50세 정도 된 남자의 간호를 담당하고 있었다.
F씨는 몸 상태가 좋을 때는 침대에 걸터앉아
얼굴에 부채질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느날 밤, 병원근무를 마치고 피곤했던 A코 씨는
기숙사에 들어가자마자 자리에 누웠다.
그러자 인기척이 나서 잠이 깼다.

옷장 앞에 사람 그림자가 있었다.
잘 보니, 그 사람 그림자는 8단짜리 서랍장 중 밑에서 세번째 서랍을 열어놓고
그 서랍 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아, F씨다. '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아서 부채질을 하던 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F씨가 어떻게 내 방에 왔을까 하는 놀라움보다 피로가 더 강해서
A코 씨는 그대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때, 문득 어떤 생각이 머리 속에 스쳐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항상 반드시 문을 잠그는데… 여기 사람이 있는 건 이상해. '

그걸 깨닫고 당황해서 일어났는데, 사람 그림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불을 켜고 현관문을 봤지만 역시나 잠겨 있었다.
그런데 서랍장의 밑에서 세번째 서랍이 열려 있고, 그 서랍 속의 옷에
사람이 깔고 앉았던 것처럼 푹 패인 흔적이 있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병원에 갔는데 동료가
"F씨가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어. "
라고 알려주었다.

A코 씨는 밤에 그 사람 그림자를 봤을 때,
서랍장 위에 시계가 있어서 4시 23분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F씨가 돌아가신 시간도 딱 그 시간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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