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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32화. 목소리를 듣고 싶어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밤중에 갑자기 익명의 낯선 남성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신미미부쿠로' 저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지금부터 할 얘기, 믿어주실 수 있지요……? "
라며 몇 번이나 다짐을 받은 후에야
그 남자는 기묘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래는 그 익명의 남성이 들려준 이야기를 재현한 것이다.
몇 년 전에 여객기가 추락한 사고가 있었죠.
유명한 가수 S씨도 타고 있었고,
승객과 승무원이 거의 다 사망했던…… 그 사고 말입니다.
사실은 그 비행기에 제 약혼녀도 타고 있었어요.
그걸 사고 당일 TV 뉴스에서 알았습니다.
그때는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아서
완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이건 거짓말이다, 틀림없이 거짓말이다,
어쩌면 그녀는 탑승수속이 잘못됐다거나 해서
그 비행기에는 안 탔을 거야…….
금방 아무 일 없이 돌아올 거야…….
하지만 TV에서는 탑승자 모두 절망적이라고 하고…….
정말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날 밤에 울고 있었습니다.
제가 대신 죽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요.
그런데 어느새 잠이 든 겁니다.
꿈 속에서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어요.
"A군―, A군―" 하면서요……. 그녀 목소리였습니다.
제가 "어디 있어!" 라고 하니까, 그랬더니…….
"미안해. A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
그 순간, 잠이 깼습니다.
그건 제가 그녀 생각만 했으니까, 그래서 그런 꿈을 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잠이 안 오고 그녀만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또 꾸벅꾸벅 졸았더니 똑같은 꿈을 꾸는 거예요.
어디선가 그녀가 제 이름을 부르는 꿈…….
"A군―, A군―" 하면서요.
그건 분명히 그녀 목소리였어요.
그래서 잘 들어보니 그 목소리가 저희 집 현관 쪽에서 나는 거예요.
'설마!' 하면서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그녀가 있었어요. 거기요.
등을 돌리고 서 있었어요.
흠칫했지만 거기 있는 건 틀림없이 그녀였습니다.
그래서 "야, 너……" 하고 불렀는데,
"미안해. A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
라고 등을 돌린 채로 그러는 겁니다.
그런데요, 저는 여기 있는 이 사람이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그냥 그걸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뭐랄까……. 그렇기 때문에 더 그녀가 불쌍하고 안쓰러워서
그 사람이 유령이라고 해도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계속 저에게 등을 돌리고
"미안해. A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
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이제 됐어. 알았으니까 얼굴 좀 보자. "
제가 그러면서 그녀의 어깨를 잡고 제 쪽으로 돌려세웠어요.
그랬더니 그녀가……
얼굴이 없었어요.
얼굴이 뻥 뚫려서 후두부(後頭部)라고 해야 하나,
푹 꺼진 두개골 안쪽이 보이는 겁니다.
남아있는 건 턱 아래쪽밖에…….
"앗! "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더니 그녀는 그 자리에서 슥 사라졌어요.
그건 뭐, 공포 정도가 아니라 전율이 등줄기에 쫙 흘렀습니다.
허겁지겁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부모님께
그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딱 제가 전화하기 바로 전에 그분들께
신원확인이 됐으니까 시신을 확인하러 오라는 전화가 왔다고 해서
저도 따라가고 싶다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같이 갔습니다.
많은 시신들이 줄줄이 누워 있었어요.
이게 따님 시신이라고 담당자가 가르쳐 줘서 보니까
그녀의 얼굴에 붕대가 감겨 있는 겁니다.
설마설마 했습니다.
붕대 위에는 코나 눈 같은 입체감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 붕대, 풀어서 얼굴을 보여주시면 안될까요? "
라고 했습니다.
가는 동안에 그녀의 부모님께도 제가 그녀의 얼굴이 없었던 꿈 이야기를 해서
그분들도 붕대를 푸는 것에 동의하셨습니다.
그런데 담당자가 자꾸 머뭇거리는 거예요.
그래도 우리가 계속 부탁하니까 담당자도 결국 꺾여서
"충격이 크시겠지만 어떻게든 꼭 보시겠다면……. "
이러면서 그 붕대를 풀어줬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면이 씌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플라스틱을 들어냈더니
턱만 남아있는 그녀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단 하룻밤도 그 일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 남성은 목이 메었다. 우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이런 얘기는 다른 아무한테도 할 수가 없어서요……. "
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32화. 목소리를 듣고 싶어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밤중에 갑자기 익명의 낯선 남성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신미미부쿠로' 저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지금부터 할 얘기, 믿어주실 수 있지요……? "
라며 몇 번이나 다짐을 받은 후에야
그 남자는 기묘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래는 그 익명의 남성이 들려준 이야기를 재현한 것이다.
몇 년 전에 여객기가 추락한 사고가 있었죠.
유명한 가수 S씨도 타고 있었고,
승객과 승무원이 거의 다 사망했던…… 그 사고 말입니다.
사실은 그 비행기에 제 약혼녀도 타고 있었어요.
그걸 사고 당일 TV 뉴스에서 알았습니다.
그때는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아서
완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이건 거짓말이다, 틀림없이 거짓말이다,
어쩌면 그녀는 탑승수속이 잘못됐다거나 해서
그 비행기에는 안 탔을 거야…….
금방 아무 일 없이 돌아올 거야…….
하지만 TV에서는 탑승자 모두 절망적이라고 하고…….
정말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날 밤에 울고 있었습니다.
제가 대신 죽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요.
그런데 어느새 잠이 든 겁니다.
꿈 속에서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어요.
"A군―, A군―" 하면서요……. 그녀 목소리였습니다.
제가 "어디 있어!" 라고 하니까, 그랬더니…….
"미안해. A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
그 순간, 잠이 깼습니다.
그건 제가 그녀 생각만 했으니까, 그래서 그런 꿈을 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잠이 안 오고 그녀만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또 꾸벅꾸벅 졸았더니 똑같은 꿈을 꾸는 거예요.
어디선가 그녀가 제 이름을 부르는 꿈…….
"A군―, A군―" 하면서요.
그건 분명히 그녀 목소리였어요.
그래서 잘 들어보니 그 목소리가 저희 집 현관 쪽에서 나는 거예요.
'설마!' 하면서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그녀가 있었어요. 거기요.
등을 돌리고 서 있었어요.
흠칫했지만 거기 있는 건 틀림없이 그녀였습니다.
그래서 "야, 너……" 하고 불렀는데,
"미안해. A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
라고 등을 돌린 채로 그러는 겁니다.
그런데요, 저는 여기 있는 이 사람이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그냥 그걸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뭐랄까……. 그렇기 때문에 더 그녀가 불쌍하고 안쓰러워서
그 사람이 유령이라고 해도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계속 저에게 등을 돌리고
"미안해. A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
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이제 됐어. 알았으니까 얼굴 좀 보자. "
제가 그러면서 그녀의 어깨를 잡고 제 쪽으로 돌려세웠어요.
그랬더니 그녀가……
얼굴이 없었어요.
얼굴이 뻥 뚫려서 후두부(後頭部)라고 해야 하나,
푹 꺼진 두개골 안쪽이 보이는 겁니다.
남아있는 건 턱 아래쪽밖에…….
"앗! "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더니 그녀는 그 자리에서 슥 사라졌어요.
그건 뭐, 공포 정도가 아니라 전율이 등줄기에 쫙 흘렀습니다.
허겁지겁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부모님께
그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딱 제가 전화하기 바로 전에 그분들께
신원확인이 됐으니까 시신을 확인하러 오라는 전화가 왔다고 해서
저도 따라가고 싶다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같이 갔습니다.
많은 시신들이 줄줄이 누워 있었어요.
이게 따님 시신이라고 담당자가 가르쳐 줘서 보니까
그녀의 얼굴에 붕대가 감겨 있는 겁니다.
설마설마 했습니다.
붕대 위에는 코나 눈 같은 입체감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 붕대, 풀어서 얼굴을 보여주시면 안될까요? "
라고 했습니다.
가는 동안에 그녀의 부모님께도 제가 그녀의 얼굴이 없었던 꿈 이야기를 해서
그분들도 붕대를 푸는 것에 동의하셨습니다.
그런데 담당자가 자꾸 머뭇거리는 거예요.
그래도 우리가 계속 부탁하니까 담당자도 결국 꺾여서
"충격이 크시겠지만 어떻게든 꼭 보시겠다면……. "
이러면서 그 붕대를 풀어줬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면이 씌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플라스틱을 들어냈더니
턱만 남아있는 그녀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단 하룻밤도 그 일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 남성은 목이 메었다. 우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이런 얘기는 다른 아무한테도 할 수가 없어서요……. "
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 역주 : 1985년 8월 12일에 발생한 JAL 123편 추락사고로 추정된다.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오사카 이타미 공항으로 가던
일본항공 보잉 747 SR-46 점보제트기가
군마현 타노군 우에노무라에 있는 타카마가하라 산에 추락한 사고로
탑승자 524명 중 520명 사망, 생존자는 여성 4명 뿐이었다.
일본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최다(最多) 사망,
단독 여객기 항공사고 중에서는 세계 최다 사망으로 남아 있다.
희생자 중 유명인사는 가수 사카모토 큐, 여배우 키타하라 요코,
프로야구팀 한신 타이거즈 구단사장 나카노 하지무 등이 있다.
출처 : 일본 위키백과 http://ja.wikipedia.org/wiki/日本航空123便墜落事故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오사카 이타미 공항으로 가던
일본항공 보잉 747 SR-46 점보제트기가
군마현 타노군 우에노무라에 있는 타카마가하라 산에 추락한 사고로
탑승자 524명 중 520명 사망, 생존자는 여성 4명 뿐이었다.
일본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최다(最多) 사망,
단독 여객기 항공사고 중에서는 세계 최다 사망으로 남아 있다.
희생자 중 유명인사는 가수 사카모토 큐, 여배우 키타하라 요코,
프로야구팀 한신 타이거즈 구단사장 나카노 하지무 등이 있다.
출처 : 일본 위키백과 http://ja.wikipedia.org/wiki/日本航空123便墜落事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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