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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38화. 열리지 않는 화장실

와카야마(和歌山)현 K고등학교에는 야구부 기숙사가 있다.
그 기숙사는 옛날에 여자 기숙사였다고 한다.
소문이긴 하지만, 그 시절에 기숙사 화장실에서
여학생이 목을 매고 천장 쪽에 달린 물탱크에
얼굴을 처박은 채 죽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건물 자체는 개축을 실시해서 외관이 새로워졌지만
아무래도 그 화장실은 모두 꺼린다고 한다.
특히 여학생이 목을 맸다는 안쪽 칸은
'열리지 않는 화장실'이 되었다.

실제로 그 문은 자물쇠가 잠기고 못이 박힌 데다가
사용금지 팻말까지 걸려 있다.

7년 전, 신입생 S군은 그런 소문을 모르고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 칸이 세 칸 있고, 가장 앞쪽 문을 두드렸더니
안에서 똑똑 소리가 났다.
두번째 칸 문을 두드렸다.
역시나 똑똑 소리가 났다.

이어서 가장 안쪽 칸에 노크를 했다.
그러자 대답이 없고, 끼긱 소리를 내며 그대로 문이 열려서
S군은 그 칸에서 볼일을 봤다.

그리고 물을 내리려고 물탱크에 달린 쇠사슬을 당겼는데
물이 잘 나오지 않아서 제대로 내려가지 않았다.
물을 안 내리고 그대로 놔두면 선배에게 엄청 혼날 거라는 생각에
방에 가서 세숫대야를 가져와 수돗물을 받아서 변기에 부었지만
그래도 잘 내려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기숙사 사감 선생님을 깨우러 갔다.
"거 참 성가신 놈이네. "
선생님은 투덜투덜하면서 청소도구를 들고 화장실에 같이 가 주었다.

"어디야? "
"네, 저기 제일 안쪽 칸이에요. "
S군이 대답하자,
"뭐? 저 화장실을 썼다고? "
선생님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저 칸은 안 열릴 텐데? 어떻게 열었어? "
"아니, 열려 있던데요. "
다시 보니, 누구 짓인지 자물쇠가 열려 있고 못도 빠져 있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사실은 여긴 말이다……. "
S군은 목 매고 죽은 여학생 이야기를 선생님에게서 처음으로 들었다.

"……거짓말이죠……? "
S군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어쨌든 화장실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다시 물을 내려보니 여전히 내려가지 않아서
선생님이 올라가서 물탱크 속을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으아아악! "
선생님은 비명을 질렀다.

길다란 검은 머리카락이 물탱크 안에 어마어마한 양으로 꽉 차 있어서
물이 막혀서 잘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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