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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51화. 피 한 방울

O씨는 예전에 하라주쿠(原宿)의 부티크에서
이른바 '하우스 마네킹' 일을 했다.
(※ 하우스 마네킹(house mannequin) : 1980년대 디자이너 부티크에서
그 브랜드 옷을 입고 일했던 매장 판매직원을 가리키는 일본식 패션용어)

그 가게는 자리가 좋은데 비해 손님이 극단적으로 적었고
왠지 음기(陰気)가 느껴지는 장소였다고 한다.

어느날, O씨 혼자서 가게를 봤는데
그날도 손님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폐점시간이 되기 전에 장부정리를 해놓고 가려고
장부를 펼쳤다.

그러자 장부 위에 피 한 방울이 뚝 떨어졌다.

'앗, 코피! '
O씨는 무심코 자기 코에 손을 댔다.
하지만 코피는커녕 아무데도 피가 난 흔적이 없었다.

그러나 장부 종이에 떨어진 것은 틀림없이 피였다.
천장을 올려다봤지만 피는커녕 얼룩 하나 없었다.

그날, O씨는 장부 정리를 포기하고
일찍 문을 닫고 서둘러 퇴근했다.
그는 그 가게에 손님이 들어오지 않는 원인을
그 핏방울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튿날 아침, 가게에 출근해서 장부를 봤는데
역시나 피 한 방울이 덩어리가 되어
전날 펼쳤던 페이지에 들러붙어 있었다고 한다.

얼마 후에 그 가게는 없어졌고, 그 뒤에는
그 자리에 빵집이 생겼지만
얼마 안 있어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서
다 타고 말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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