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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62화. 조릿대 해골

어느 노부부 중 할머니가 갑자기 눈이 아프다고 남편에게 호소했다.
서둘러 안과에 데려갔지만 원인을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언제부터 아프셨어요? 아무 이상이 없는데요. "
라며 의사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제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어요." 라고 할머니가 말했다.

"하지만 외상(外傷)도 없고 안저※에 상처가 있거나 내출혈이 있거나,
그런 것도 전혀 없고요……. 뭐, 일단 눈을 소독하고 안대를 해 드릴게요. "
의사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안저(眼底) : 안구 내부 후면에 해당하는, 망막이 있는 부분.

남편인 A할아버지는 어제 있었던 일을 필사적으로 다시 떠올렸다.
어제는 다른 사람들 몇 명과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집에 오다가 길을 헤매서 공사중인 길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이고, 길을 잃어버렸네' 그런 말을 하면서
할머니를 비롯한 다른 일행들과 함께 일단 차에서 내려 쉬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다시 차를 타고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그때부터였다……. 할머니가 눈의 통증을 호소한 것은…….

그날은 안과에서 치료를 받고 집에 왔지만,
A씨는 아무래도 어제 했던 행동에 원인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혼자서 차를 몰고 어제 그 드라이브 코스를 되짚어 봤다.

공사중인 길.
거기서 어제와 똑같이 해 보았다.
차에서 내려, 담배를 한 대 피웠다.
할아버지는 주위를 둘러봤지만
할머니의 눈이 아픈 원인을 이런 식으로 알아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집에나 가자, 하고 일어서는데
문득 잡목림 곁에 눈길이 갔다.

흙 속에 묻힌 개의 두개골이 땅 위로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그 두개골의 한쪽 눈 구멍에서 조릿대 한 줄기가 쑥 나와 있었다.

'아, 이게 원인이었구만. '
직감적으로 그렇게 느끼고 그 두개골을 땅에서 파내어 들어올리자,
조릿대 줄기가 눈 부분에서 쏙 빠졌다.
두개골의 눈 구멍에서 조릿대가 완전히 빠졌을 때,
A씨는 이유없이 그냥 부인의 눈이 이 순간에 나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그 개는 차에 치여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틀림없이 그 억울함을 차에 탄 인간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A씨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 해골을 수건에 싸서 근처의 절에 가져가 공양했다.
집에 돌아오니, 안대를 푼 할머니가 다 나았다며 기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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