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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66화. 목 매는 나무 1

꽤 옛날 얘기다.
효고(兵庫)현의 어느 온천 마을에 늙은 나무꾼이 한 명 있었다.
노인은 매일 아침마다 뒷산에 올라가 일하는 것이 일과였다.
어느 날, 그 노인이 산에서 내려와서는
묘한 것을 봤다고 가족에게 말했다.

늘 다니는 산길에 멋진 큰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에 하얀 것이 가득 피어 있었다.
꽃이 피었나, 열매가 열렸나 하고 자세히 보니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 하얀 것은 흰 옷을 입은 작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큰 나무의 가지 여기저기에
창백한 얼굴로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마치 테루테루보즈※처럼 달랑달랑,
그것도 과일같이 주렁주렁 잔뜩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테루테루보즈(てるてる坊主) : 날이 들기를 빌어 처마끝에 매다는 종이 인형.
날씨가 맑기를 빌 때는 머리가 위로 가게, 비가 오기를 빌 때는 거꾸로 매단다고 한다.)

그것이 산에서 작업하는 동안 계속 보였다.

'설마 그럴 리가 없어.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없지……. '
라고 생각하며 산에서 내려왔지만
솔직히 그렇게 무서운 것은 처음 봤다며
나무꾼 노인은 몹시 기분나빠했다.

이튿날, 노인은 평소처럼 뒷산에 올라갔다.
그렇지만 여전히 동요(動搖)하고 있었는지
그날따라 도시락을 집에 놔두고 가서
가족이 도시락을 갖다주러 산에 갔다.

그랬더니 이상하게도 전날 이야기했던 큰 나무가 털썩 쓰러져 있었다.

……커다란 줄기가 두 쪽으로 쪼개져서
야들야들한 가지와 잎이 지면에 푹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쩍 벌어진 나무줄기 속에
그 노인이 머리를 박고 쓰러져 있었다.

"그 전날에, 하얀 사람들이 매달려 있는 걸 봤다고 했는데
그걸 봤다는 말을 해서는 안되는 거였을까……. "

가족은 장례식장에서 그렇게 혼잣말을 했다고 한다.



※참고사진 : 나가노현 키타아즈미군 이케다마치(長野県北安曇郡池田町)에 있는
이케다마치 정립(町立)미술관에서 열린 제1회 테루테루보즈 아트전. 2007년 9월 13~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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