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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89화. 검은 띠

O씨가 대학 시절에 경험한 이야기다.
당시, 그는 유도부에 소속되어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유도 연습이 끝나고 학생 기숙사에 돌아왔다.

O씨는 자기 방에 들어간 순간, 어떤 위화감을 느꼈다고 한다.
저녁때라고 해도 여름 하늘에는 아직 햇빛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방 안이 너무 어두웠다.
아니, 창문으로 희미한 빛이 들어오긴 했는데
그 창문이 뭔가 검고 긴 것에 가려 있어서
창문이 두 개로 갈라진 것처럼 보였다.

'이 까맣고 긴 건 뭐지? '
가까이 가 보니, 검은 띠 하나가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이게 창문을 가렸구나 하면서 그 띠를 손에 잡았다.

검은띠에 A선배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아, 내가 착각해서 A선배 방에 들어왔구나. '
한순간 O씨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선배는 O씨의 방과 같은 위치의 바로 위층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거기는 자기 방이었다.

'그럼 왜 선배의 검은띠가 내 방에 매달려 있을까? '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숙사 앞뜰과 2층이 소란스러워졌다.
"야, 큰일났어! "
"관리인 불러, 관리인! "

그리고 O씨 방 문이 쾅 열렸다.
유도부 친구가 핏기가 가신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야, O. 너도 도와라. 빨리 와! "
친구는 그 말만 하고 다시 밖으로 뛰어나갔다.

"무슨 일이야?" 라고 O씨가 묻자,
"A선배가 방에서 목을 맸어! "
"뭐! "

친구가 시킨 대로 O씨는 2층의 선배 방으로 뛰어올라갔다.
목을 매고 늘어진 선배를 학생들이 필사적으로 끌어내리고 있었다.
"경찰은? "
"벌써 불렀어. "
"관리인 아직 안 왔냐! "
발칵 뒤집혀서 다들 난리였다.

O씨는 그 상황을 보고 문득 정신이 들었다.
선배 방의 들보에 매달려 있는, 목을 맨 끈.
그것이 눈 앞에 달랑달랑 늘어져 있었다.
검은띠였다.

손으로 잡아 보았다.
A선배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선배는 자기 검은띠로 목을 맨 것이었다.

그리고 희미한 황혼빛이 방 창문으로 쏟아졌다…….
"야, 잠깐 내 방에 같이 가자! "
O씨는 친구들 몇 명에게 그 일을 말하고 자기 방에 데려갔다.
그러나 이미 그곳에 검은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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