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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90화. 영(靈)을 퇴치한 남자
좀 옛날 일이지만, 그 당시
호러 & 판타지 계열 영화 전문잡지 'F'의 편집장이었던 I씨가
타카라즈카(宝塚)시에 집을 샀다.
낡은 집이어서 헐값이었다고 한다.
풍수지리적으로는 최악의 구조였는데
현관에서 부엌문까지 이어지는 선이 딱 귀문(鬼門)이었다.
채광(採光)도 최악이었고 왠지 눅눅한 분위기에다
현관에 들어가면 난데없이 커다란 부적이 붙어 있었다.
다만, 방 배치가 큼직큼직한 집이긴 했다.
I씨는 그 집이야말로 16밀리와 8밀리 영화,
그리고 방대한 영화 자료와 서적을 수납하기에 그만이라고 판단했다.
그런 것들을 장기보관하려면 적당히 습기가 있는 게 좋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한 것은, I씨는 공포영화 매니아면서도
심령이나 초자연현상 같은 것은 머리로 완전히 부정하는 인물이라는 점일 것이다.
I씨는 그 집에 이사가서 기분이 좋았지만
부인이 그 집을 기분나빠했다.
집에 있으면 마음이 진정되지 않고
낮에는 어딘지 모르게 음침한데 밤이 깊으면 소란스러워졌다.
매일 밤마다 가위에 눌리고
누가 자기 위에 올라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밤중에 누가 우는 소리가 들리고
천장에서 무슨 소리가 났다.
부인이 그런 하소연을 해도 I씨는 그걸 전부
"기분 탓이야." 라며 일축했다.
I씨 자신은 아무 것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부인이 가까이 가는 것조차 죽어도 싫다는 방이 2층에 있었는데
그 방을 I씨는 홈 시어터 겸 자료실로 썼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친구와 동료를 그 방에 불러서
비디오나 영화 상영회를 열었다.
그러나 처음에 모인 친구들은 하나같이 왠지 기분이 안 좋다고 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방문하는 사람도 줄어들었다.
그래도 I씨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I씨가 그 방에서 처음 잤을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위를 체험한 것이었다.
밤중에 갑자기 잠이 깼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동시에 끼이잉 하는 기묘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심령의 존재는 믿지 않아도, 그런 지식은 풍부한 I씨.
'이게 소위 말하는 "가위"라는 거구나.' 라고 순간적으로 판단했다.
'이건 몸이 피곤해서 렘 수면 상태로 뇌 속에서 감각 차단이 일어나서……. '
그런 상태에서도 어려운 것을 생각했다.
'그래. 이럴 때는 눈만 자유롭게 움직이니까
천장에 이상한 게 환각으로 보인다던데.
이런 경험도 하기 힘드니까 환각을 안 보면 손해지. '
그런 생각으로 천장의 네 모서리에 눈길을 주었다.
이상한 게 있었다.
방의 북동쪽, 즉 귀문에 해당하는 장소에.
거기 있는 것은, 착각할 여지가 없는 단발머리 소녀의 얼굴이었다.
그것이 암흑 속에 쑤욱 솟아나 있었다.
그리고 천장을 빙글빙글 이동하기 시작했다.
'앗, 이게 바로 그 환각이구나. '
I씨는 그 상황을 상당히 즐기고 있었다.
그동안 소녀는 처음 나타났던 장소에 돌아가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표정을 짓고
천장으로 스으윽 빨려들어가듯이 사라지려고 했다.
그러자 가위가 확 풀리는 것이었다.
그 뒤에도 그런 일이 그 방에서 잘 때만 생겼다.
그래서 I씨도 신경이 쓰였는지, 그 소녀가 사라진 자리를 조사해 본 것이었다.
사다리를 세우고 천장을 보니, 달칵 벌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 틈으로 지붕 밑을 들여다보자, 먼지를 뒤집어쓴 보따리가 하나 있었다.
뭘까 하고 끄집어내서 보자기를 풀어 봤는데
부적이 붙은 오동나무 상자가 나왔다.
그 상자 뚜껑을 열자, 초승달같은 예리한 낫과
여성용 게다(下駄 geta : 일본 나막신)가 들어 있었다.
"그 낫이랑 게다, 그리고 부적은 어떻게 하셨어요? "
라는 내 질문에 I씨는
"응? 아, 그거? 당장 쓰레기통에 버렸지. "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그럼 현관에 붙어 있었다는 부적은요? "
"아, 구질구질해서 찢어 버리고 크리스토퍼 리※ 사진을 붙였어. "
I씨는 지금도 심령현상 같은 건 이 세상에 없다고 태연하게 말한다.
그리고 영들도 그런 I씨에게 질렸는지
I씨 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요즘 집안 분위기도 밝아지고
밤이면 밤마다 나타나던 묘한 현상도 뚝 끊겼다고 한다.
※크리스토퍼 리(Christopher Frank Carandini Lee) : 영국 영화배우.
'반지의 제왕'에서 사루만, '스타워즈'에서 두쿠 백작,
1950~1960년대 여러 영화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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