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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91화. 춤추는 것

요코하마(横浜)에 살았던 A씨라는 여성이
"제 친구가 겪은 일인데요" 라며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어느 날, 그 친구가 자다가 배에 이상한 무게를 느껴서 잠이 깼다고 한다.
눈을 떠 보니, 배 위에 난쟁이 네 명이 올라타 있었다.
그 난쟁이들은 키가 대강 10~15cm 정도였다.
그런 난쟁이 네 명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기묘한 몸짓으로 춤추고 있는 게 아닌가!

그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커튼 너머로 희미한 빛이 들어와서
그 난쟁이들의 표정이 또렷이 보였다고 한다.

네 명 모두 얼굴이 쪼글쪼글 주름투성이였고
뾰족 튀어나온 코가 '쿠(く)'자 모양으로 휘어진 노인들이었다.
유럽 중세시대 성직자를 연상시키는 회색 두건과 회색 옷,
손에는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진 창을 들고
춤을 추면서 그녀의 배를 콕콕 찌르고는 히죽 웃었다.
그 표정이란 게 어찌나 추악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서웠다고 한다.

기분나빠서 몸을 움직이려고 하자,
난쟁이 네 명은 배 위에서 사사삭 내려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무래도 지금 본 것이 믿어지지 않아서
'꿈을 꿨나?' 하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벽장 미닫이문이 약간 열려 있고
그 틈새로 방금 그 난장이들 중 한 명의 추악한 얼굴이
이쪽을 보고 히죽히죽 웃는 것이었다!

앗 하고 놀라는 것과 동시에 엄청난 공포감이 밀려와
이불을 머리 위까지 뒤집어쓰고 한낮이 다 될 때까지 계속 떨었다고 한다.

그러나 A코 씨는 친구에게 그런 일이 생기고 몇 개월 뒤,
똑같은 경험을 했다는 남성을 우연히 만났다고 한다.
그 남자는 밤에 자다가 가위에 눌려서 눈을 팟 떠 보니
키가 10cm 정도 되는 추악한 얼굴의 노인 4, 5명이
자기 배 위에서 춤을 추고 있더라는 것이다.

한동안 춤을 추다가 그 난쟁이들은 어디론가 모습을 감췄는데
그 순간에 가위가 풀렸다.
꿈인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서랍장의 제일 아래 서랍이 열려 있고
거기서 난쟁이 한 명이 얼굴을 쑥 내밀고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일어나서 그 서랍장에 다가가려고 한 순간,
쾅! 하고 서랍이 닫혔다.
즉시 서랍을 열어 봤지만 이상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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