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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96화. 딸기에 난 잇자국

탤런트 W씨가 가수 S씨와 결혼한 지 얼마 안됐을 때 일이다.
양쪽 가족이 함께 이즈※에 여행을 갔다.
(※이즈(伊豆 izu) : 시즈오카(静岡)현 동부에 있는 반도(半島). 온천이 많다)
프로그램 촬영 때문에 한번 가 보고 마음에 들었던 여관이 있어서
그 여관에 바다가 보이는 방을 예약한 것이다.

그날 W씨는 술을 꽤 많이 마시고 잤는데
밤중에 갑자기 추워져서 잠이 깼다.
그때는 4월 중순이었다. 왜 이렇게 추울까 하고 생각하다가
정원으로 통하는 창호지문이 파르스름하게 반짝 빛나는 것을 보았다.

'어? '
잠깐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너무 추워서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그러자 그 창호지문 쪽에서 바삭바삭 하는 소리가 났다.

뭘까 하고 있는데 창호지문이 스윽 열렸다.
그리고 톡 톡 톡 하고
다다미를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작게 나서
누가 방에 들어오려는 건가 하고 W씨는 이불에서 얼굴을 내밀고 그쪽을 봤다.

방에 들어온 것은, 파란 카미시모 차림에
머리 앞쪽을 삭발해서 일본식 상투를 틀고 큰 칼과 작은 칼을 찬
키가 15cm 정도 되는 사무라이(侍)였다.

그 사무라이가 W씨의 이불 옆을 종종걸음으로 걸어서 방 안쪽까지 갔다.
그리고 여관에서 받은 딸기를 놓아둔 받침대 쪽으로 향했다.
어떻게 될까 하고 지켜봤더니
받침대 위에 샤샤샥 올라가서 딸기가 들어있는 그릇 앞에 섰다.
그리고 두 손으로 딸기를 들고, 그 딸기를 텁텁텁 세 입 먹었다.

그러더니 홱 돌아서서 방금 걸어온 코스를 종종걸음으로 되돌아가서 방을 나갔다.
창호지문이 탕 닫힌 순간, W씨는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이튿날 아침, 식사를 하면서 가족에게
"나, 좀 이상한 꿈을 꿨어. "
라며 작은 사무라이 이야기를 하는데
"꺄악! 저기 좀 봐!" 라고 어머니가 말했다.

"왜 그래?" 하며 가 보니
받침대 위에 놔두었던 딸기에
작은 잇자국이 세 개, 선명하게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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