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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맺음말
(※역주 : 괄호를 친 문장 중, 참고표(※)가 있는 것만 제가 덧붙인 것입니다.)

이 책의 본보기가 된 본가(本家) '미미부쿠로(耳袋)'에 대해서는
첫번째 밤 맺음말에서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필자가 그 '미미부쿠로'를 흉내내게 된 계기를 쓰고 싶다.

이 책의 취재 · 집필은 지극히 단순한 이유가 원동력이 되었다.
그 이유는,
"진짜 괴담을 읽고 싶다. "
단지 그것에서만 시작되었다.

필자의 체험은 첫번째 밤의 제1장 '어렸을 때 보고 들은 여섯 가지 이야기'에 썼는데
그 후 똑같은 느낌을 찾아서 참으로 많은
도깨비, 유령, 괴담, 괴현상, 심령 등이 제목에 들어간 책을 읽어 보았다.

그러나 한 권도 내 요구에 부응해 주는 책을 만날 수가 없었다.
솔직한 느낌을 말하자면, 많이 읽었다기보다는
아무리 봐도 지어낸 티가 나는 똑같은 패턴을 반복해서 읽은 것 뿐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발단부터 결말까지 잘 짜여 있거나
누가 끝까지 목격한 이야기인지 명확하지 않거나
사건의 원인이 거의 다 마지막에 적혀 있거나
하나하나 다 조사해 보고 알게 되었다는 형식이거나 했다.
또, 현실성을 노린 것 중에는 장소, 인물, 사건경위 등 너무 말이 많아서
진실성이 빠진 느낌이 강한 것도 많이 있었다.

읽을거리로서 존재를 부정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괴담책인 이상 무서워야만 한다는 그 점 하나를 위해 연출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원점이 된 이야기의 공포감을 잃어버린 책도 많이 보이는 것은 견딜 수 없이 유감스럽다.

또, 그 원점의 공포감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실화', '체험담', '진짜로 있었던'이라는 간판만 제대로 달려 있으면
독자를 실망시키는 건 아닐까 하고, 남의 일 같지 않게 걱정이 된다.
그것은, 실화 체험담이라는 건 표현이 한정되어 있다고
독자들이 받아들이게 될 위험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취재한 체험담 중 다수는 매우 돌발적으로 일어났고
이유도 알 수 없고 결말다운 것도 없고
의미조차 명확하지 않은 채로 지나가는 듯한 이야기가 태반을 차지한다.
원래 괴담의 원점은 대부분 그런 형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들이 쌓여가는 사이에
어느샌가 '내가 잊어버리나 봐라'에서 '기록으로 남기자'로
필자의 마음은 변화해 갔다.
즉, 그저 남에게서 괴담을 듣고 그것을 또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동안
잊어버리거나 정확성을 잃어가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보존해서
미래에 남겨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계기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런 발상의 변화가
본가 '미미부쿠로'와 참으로 닮았다고 느낀다.
게다가 '귀(耳)로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자루(袋)에 담는다'라는 뜻의
말하자면 녹음기 같은 '미미부쿠로(耳袋)'라는 문자가 지닌
불가사의한 매력 때문에 우리 멋대로
'신미미부쿠로(新耳袋)'라고 분가(分家)의 이름을 지은 것이다.

'미미부쿠로'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신미미부쿠로'는 괴담만 엮었다는 점이다.
괴담에 집착하는 이상, 백물어를 의식하게 되는 것은
괴담 애호가로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책에 없었던 괴이한 체험을
100개의 범위에서 그대로 자루에 담는 컨셉으로 성립한다.

그런데 '백 가지 괴담을 하면 괴이에 도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만큼 첫번째 밤의 신판(新版)은 이야기를 누락시키지 않는 형식으로
99화로 변경했고, 두번째 밤도 그렇게 정리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1000번째 이야기에 해당하는
열번째 밤 마지막장 '신미미부쿠로에 얽힌 이야기'를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

'백물어'라는 시스템을 사용하여 책을 만드는 이상,
괴이한 일이 닥칠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다.
실제로 푸닥거리를 한데다가, '금기'여서 봉인한
(취재는 했지만 수록하지 않은) 이야기가 많이 있다.
(이것은 첫번째 밤, 두번째 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올 모든 권에서 유지할 예정이다.)

괴이를 이야기하는 이상, '약속'을 미리 하고 방어함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전혀 아무 일도 없는 것은 아니기에 두렵다.
그 약속 중 '금기'라는 것은
내용이 저주, 신벌(神罰), 인과응보만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수록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가 옛날 이야기라서 수록하지 않는 게 아니다.
이 책이 현대의 이야기만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필자의 안전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300개, 400개 이야기를 모으다 보면
'남에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이야기가 반드시 있는 것이다.

이 두번째 밤에서는 한신 · 아와지 대지진※에 관한 취재도 '금기'로 분류하여 수록하지 않았다.
(※한신 · 아와지 대지진(阪神淡路大震災 Great Hanshin-Awaji Earthquake) :
고베 대지진, 한신 대지진.
1995년 1월 17일에 효고현 아와지 섬을 진앙(震央)으로 하여 발생한 대규모 지진 재해.
진원지인 아와지 섬을 비롯하여 고베, 오사카 등 일본 칸사이(関西) 지방의 피해가 컸다.
진도 7.3, 사망 6,433명, 실종 3명, 부상 43,792명.
그 중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가 약 500명이었다.
출처 : 다음 백과사전 위키백과 한신 · 아와지 대지진, 일본 위키백과 阪神淡路大震災)

여담(餘談)이지만 첫번째 밤의 맺음말을 집필할 때 방에 울렸던
여성의 절규를 아직 잊을 수 없어서, 밤에 집필할 때는 작업실을 피해서
24시간 영업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이용하고 있다.

이 맺음말의 초고(草稿)를 심야 시간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쓰고 있었을 때,
가까운 테이블부터 차례차례 손님들이 일어나서
마지막에는 나 혼자 남겨지고 말았다.

게다가 가게 밖으로 나간 사람들이 밖에서 유리창 너머로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는 멀어져 가서 (뭐지? 도대체 뭐야!)
너무 무서워서 이 원고는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필하는 것이다.

하룻밤만에 다 읽고 자기 경험을 떠올리신 당신,
부디 조심하십시오.
그것은 바로, 백물어를 완결시킨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 흔쾌히 취재에 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올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신미미부쿠로 세번째 밤에서 뵙겠습니다.

-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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