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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두번째 밤
-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문고판 두번째 밤 맺음말
(※역주 : 괄호를 친 문장 중, 참고표(※)가 있는 것만 제가 덧붙인 것입니다.)
사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쓰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문고판 담당 편집자가 "뭐든지 쓰셔도 됩니다" 라고
고마운 한 마디를 해 주셔서
오래도록 가슴에 숨긴 마음을 고백하기로 했습니다.
제목이 기니까 끊지 마세요.
웃흥, 이름하여!
'어른이 괴담을 모으는 아이를 설득하기 위한 훈계의 역사'.
(※원문 :『大人が怪談を集める子供に言い聞かせるための戒め史』)
어이없어하는 당신을 무시하고 이야기를 쓱쓱 진행하겠습니다.
원래 저는 인생의 4분의 3을 괴담 수집과 함께 걸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
즉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전반까지 약 10년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듣고 수집한 시기였습니다.
그 반면, 어른들이 가장 많이 반대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하긴, 괴담을 어른들에게서만 듣고 다녔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만요.
(지금이니까 건방진 소리를 합니다만, 아이들의 괴담은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
수집을 시작했을 당시, 어린애가 괴담을 듣고 다니는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혹은 정신이 바르게 성장하지 않으려고 하는 행위로
남들 눈에 비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증거로, 어른들이 반드시 저에게 타이르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 말, 즉 훈계하는 말을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들은 순서가 아니라 내용의 시대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먼저, 첫번째는 "에도(江戸)가 도쿄(東京)로 바뀐 이 시대에~" 와
"이제 메이지(明治) 시대가 됐으니까" 라는 훈계.
(※에도 시대 : 1603년 ~ 1867년, 메이지 시대 : 1868년 ~ 1912년)
제가 괴담을 모으기 시작한 이 시대에, 아직 이 말은
취재를 한 본인이 아버지에게서 들은 말로 겨우 살아 있었습니다.
제가 자란 효고(兵庫)현에서 들었던 말이니까
여러 지방 사람들이 모이는 사택이라는 집단주택에 감사해야겠습니다.
고베(神戸)에서는 "러시아와 싸워서 이긴 나라의 어린이가~" 라는 말도 들었다고 합니다.
(※러일전쟁 : 1904년 ~ 1905년,
한국과 만주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일본이 벌인 제국주의 전쟁)
(그 당시에는 그런 식으로 혼나는 아이가 부러웠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러나 정작 그 아이가 들려준 괴담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다이쇼(※大正 : 1912년 ~ 1926년)시대부터 2차 세계대전 후까지의 훈계는
기억에 남아 있지 않지만, 아예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전쟁 중이었으니까 불경죄※였겠지. "
라고 웃으면서 말하는 것을 한 번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불경죄(不敬罪) : 1947년 이전의 일본에서 왕실, 신궁(神宮), 왕릉에 대해
무례한 행위로써 성립하던 죄)
다만, 재미있는 것이 1968년 무렵이 되어서부터
'과학'이라는 말이나 이미지가 힘을 떨치기 시작합니다.
"알겠어? 원자력을 쓰는 이 시대에 말이다.
도깨비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면 안된다는 소리야. "
라는 훈계 등이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아저씨도 분명히 원자력이 뭔지 몰랐을 겁니다.
여기서부터가 굉장합니다.
제일 많이 혼나기만 하고 이야기를 듣기가 힘든 시기였습니다.
"이 우주시대에~ "
"이 과학(만능)의 시대에"
"달에 로켓이 날아가는 이 시대에"
그 외에도 '인공위성', '아폴로', '인류가 달에 가는'
이런 말을 계속 들었습니다.
괴담과 무슨 상관이냐고 하시면 대답하기 힘듭니다.
저는 로켓을 무척 좋아했지만, 그것은 괴담의 가장 큰 적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70년.
일본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가 열리자 "만박※시대" 를 필두로
(※만박 万博 banpaku : '만국박람회(萬國博覽會 EXPO)'의 일본식 준말)
"달의 돌 시대(의미를 알 수 없음)"라고들 했는데
고향이니만큼 이런 훈계를 꽤 오래 들었습니다.
마침내 '과학'이나 '시대'라는 말은 조금씩 안 들리게 되었지만
좀 골치아픈, 혹은 묘하게 이해가 빠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심령 붐(心靈boom)이라는 녀석입니다(그런 말을 한 사람은 주로 대학생이나 고등학생).
"심령사진 말이구나" 라거나
"심령과학이라는 거 말이지?" 라는 얘깁니다.
그런 말이 들어가는 이야기 중 제대로 된 것은 없었고
용어와 주관적인 해석만 질리도록 들었습니다.
그 시기의 이야기는 거의 기억에 없습니다.
별로 상관없는 얘기지만, 1970년대는 괴담을 하다 말고
'네시', '설인'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3천년 전의 연꽃※', '실러캔스' 이야기를 꼭 끌어내는 일도 많았던 시절입니다.
(※역주 : 연꽃 씨앗은 3천년이 지나도 싹을 틔울 수 있다고 하며, 실제로
1951년 일본 치바현에서 지층조사 중 발견된 2천년 전의 연꽃 씨앗이 발아에 성공하여
우리나라에도 2002년 12월에 그 품종이 들어왔다.
출처 : 연합통신 기사(현재 연합통신 사이트에는 썸네일만 남아 있음), 일본 위키백과)
(뭐, 그건 또 그것대로 즐겁기도 했지만 같은 이야기를 자꾸 해서……. )
그 심령 붐을 경계로 어른들은 괴담을 풀어놓는 일이 줄어들고
출판물이 눈에 띄기 시작했으며 TV에서는 재연 드라마가 많아졌습니다.
아이에게 주의를 주면서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서론일 뿐이고
무섭게, 진지하게 재미를 주려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괴담을 들려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는 이미 어른들이 괴담을 들려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시대는 괴기와 공포를 영상으로 만들어 팔았고
그리하여 괴담이라는 이야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을 압도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괴담이 없어지는 걸까 하고 처음으로 생각한 때가 그 무렵이었습니다.
'신미미부쿠로' 첫번째 밤에도 썼지만
학교에서 수업중에 갑자기 선생님이 괴이한 이야기를 하는
그런 일은 이제 앞으로 없어지겠구나 하고 생각하면
세상이 재미없어질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2002년 5월 24일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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