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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2화. 불단(佛壇)방

다른 선생님 한 분의 이야기도
이상한 힘이 가족들을 지켜준 이야기였다.
그 선생님은 불단 앞에서 자주 손을 합장하던
신앙심이 깊은 분이었다.
이 이야기는 선생님이 어렸을 때
태평양 전쟁※이 한창 치열했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2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41년 12월 8일(현지시각 7일) 일요일 아침에
일본이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공격하여 시작된 전쟁)

어느 날 밤,
누가 깨운 것도 아닌데 갑자기 잠이 깨어
'아, 옷 갈아입고 불단방에 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빨리 잠옷을 갈아입고 불단방에 갔더니 가족 모두가 모여 있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형제들도.

원래 신앙심이 깊은 가족이라서 모두 함께 불단 앞에서
합장하는 것 자체는 별로 이상하지 않았지만,
이런 한밤중에 가족 모두가 모이는 일은 거의 없었다.

누가 부른 것도 아닌데 불단방에 모인 가족들은
영문을 알 수 없어서 멍하니 있었다.

"뭐야, 너도 왔냐? 그럼 이쪽에 와서 같이 기도하자. "

아버지의 손짓에 창호지문을 닫고 불단 앞에 앉아서
가족 모두가 불단에 합장하고 염불을 외기 시작했다.
그것이 어쩌다 보니 아침까지 이어졌다.

"자, 이제 그만할까? "

염불을 끝내고 불단방에서 나오려고 창호지문을 열었더니





옆방이 없었다.

주변은 폐허로 변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불타고 있었다.
소이탄※이 떨어졌던 것이다!
(※소이탄(燒夷彈) : 높은 열을 내는 약제를 사용하여 목표물을 불살라 없애는 포탄이나 폭탄)

잠시 망연자실해 얼어붙은 가족들……
가족들은 그 누구도 소이탄이 작렬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불단방 창호지문은 폭격의 풍압(風壓)조차 받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공습을 느끼고 방공호로 피난했거나
아무것도 모르고 그대로 다른 방에 있었다면
절대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선생님은 그 전보다 더 자주 불단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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