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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8화. 대나무 프로펠러

대학에서 키시(喜志)역 반대방향으로 가면
톤다바야시(富田林)시 쪽으로 가게 된다.
저녁에 내 친구가 자전거를 타고
그 길을 달리다가 생긴 일이다.

야마토가와(大和川)라는 강의 지류에 놓인 다리 중간쯤을 지나가는데
머리 위에 대나무 프로펠러 장난감이
팔랑팔랑 날아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위를 둘러봤더니 하천 건너편 물가에
반바지를 입은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저 애 장난감인가? '
그렇게 생각했을 때, 남자아이가
강둑 위에서 스으윽 평행이동을 했다.

그 순간, 친구는 오싹해서 온 몸의 털이 곤두섰다고 한다.
자전거를 180도로 돌려서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아
그대로 학교에 돌아와서 우리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그 아이는 걸어서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달린 것도 아니다.
자전거나 스케이트보드를 타지도 않았다.
걷거나 뛴 것이 아니라
강둑 위를 완전히 평행이동했다고 그 친구는 주장했다.

그 뒤, 나도 그런 체험을 했다.
한밤중에 친구와 둘이서 술을 한 잔 걸치고
얼큰하게 취한 기분으로
바로 그 하천의 강둑 위를 휘청휘청 걸어갔을 때였다.

건너편 둑 위에 어린아이 한 명이
우리 쪽을 보고 서 있었다.
'이 시간에 어린애가 혼자서 뭐하는 걸까? '
이상해서 그렇게 생각했을 때,
대나무 프로펠러가 하천 위로 팔랑팔랑 날아올랐다.

"설마…… "
아이에게 신경을 쓰면서 계속 걸었다.
건너편의 소년도 우리 걸음에 맞춰서
같은 속도로 스으윽 움직였다.
그 소년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오한(惡寒)이 전신에 퍼졌다.
"야, 뛰어! "
친구와 둘이서 전속력으로 뛰었다.
그러자 그 소년은 엄청난 스피드로
스으으윽 옆으로 미끄러지듯이 평행이동했다.
'이거 위험한데. '

"야, 여기 둑길에서 나가자! "
친구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 소년은 휙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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