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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12화. 돈즈루보(屯鶴峯)

킨테츠(近鐵) 미나미오사카(南大阪)선
카미노타이시(上ノ太子)역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돈즈루보(屯鶴峯)라는 아름다운 산이 있다.
영산(靈山) 중 하나라서 가끔 순례자가 찾아온다.

계단식 등산로가 거의 일직선으로 되어 있고,
정상에 오르면 석탄암으로 이루어진 풍경이 좀 특이하다.
또, 대학에서 적당한 거리에 있어서
학생들이 독립영화 촬영장소로 곧잘 이용하곤 했다.

후배들이 그 산에서 8mm 영화를 촬영했을 때 일이다.
"야, 차 있는 데 내려가서 배터리 좀 갖다줘. "
O군은 그런 부탁을 받고 긴 계단길을 힘차게 달려내려갔다.

사사사사삭.
무엇인가 계단 옆을 달려내려갔다.
등산로 양 옆은 잡목림으로 되어 있어서
뛰어가는 게 무엇인지 잘 알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개나 동물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O군이 멈추면 그 무엇인가도 잠잠해진다.
O군이 뛰면 다시 똑같이 잡목림 속을 사사사사삭 달린다.

산 위에는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하하, 이건 누가 장난삼아 나랑 경주할 생각이구나. 좋아! '
O군은 그렇게 생각하고 전속력으로 차가 있는 곳까지 달려내려갔다.
간발의 차이로 O군이 도착하는 것이 빨랐다.

"이겼다! "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쥐고 승리포즈를 취했다가 퍼뜩 깨달았다.
그 잡목림은 인간은커녕 개 한 마리 지나가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뛰어다니는 것은 불가능했다.
물론 경주를 한 친구는 처음부터 없었다.
단, 승리포즈를 취한 순간에 잡목림의 잡초가
마치 누군가가 그 틈에서 나오는 것처럼 흔들렸다고 한다.

"'돈즈루보'에서는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

이 말은 우리 사이에서도 예전부터 떠돌던 소문이었다.
돈즈루보에 가면 반드시 유령을 볼 수 있다고 단언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실제로 돈즈루보에서 기모노를 입은 여자 유령 사진을 찍은 학생도 있다고 들었다.
또 다른 학생은 한밤중에 수천 수백이나 되는 사람들의 혼이
큰 소용돌이를 만들면서 하늘을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그 유령인지 사람 혼인지를
사진으로 찍어 보자는 녀석이 반드시 나오는 법이다.
사진을 전공하는 N군은 가기 싫다는 후배를
억지로 차에 태우고 한밤중에 돈즈루보에 갔다.

"선배, 위험해요. 그냥 집에 가요. "
뒷걸음질치는 후배에게 호통을 치고 차에서 내렸다.

챙―!

그 순간, N군이 어깨에 메고 있던
두랄루민 카메라 케이스의 튼튼한 끈이 뚝 잘려서
케이스가 발 옆에 떨어졌다.
놀란 두사람은 다시 차를 타고 정신없이 떠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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