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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16화. 빨간 차

어떤 사람이 새 차를 팔았다.
새하얗던 차를 새빨갛게 도색해서.

어느날 밤, 그 사람이 친구들을 태우고
도쿄 도내(都内)의 국도를 달리는데
갑자기 사람 그림자가 차 앞을 가로질렀다.

쿠웅―!!!
보닛에 뭔가 부딪쳤다.

"이런! "
차를 급히 세우고 어쩔 줄 몰라하며 내려서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나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없어. "
"그럼 개나 동물을 친 게 아닐까? "
"음…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

이렇다 할 이상이 아무데도 없었기 때문에
일단 그 자리를 떠났다가 도중에 파출소를 찾아서 들렀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뭐를 친 것 같아요. "

경찰관은 그 장소에 동료를 파견했지만 이상이 없다며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겠다고 해서
주소와 전화번호를 남기고 아파트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침이 되도록 경찰에서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
"그럼 난 집에 갈게. "
함께 연락을 기다렸던 친구가 현관문을 나섰다.

잠시 후,



쾅쾅쾅쾅쾅쾅.
아파트 계단을 뛰어올라오는 소리가 났다.
콰앙―!!!
사색(死色)이 된 친구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야, 너 왜 그래? "
"차, 차, 차, 차, 차……. "
"차가 왜? "
"됐으니까 그냥 따라와! "

친구는 그의 손을 잡아끌고 차를 세워놓은
아파트 앞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이것 좀 봐. "

새하얀 보닛에 새빨간 손바닥 모양으로
끈적끈적한 핏자국이 두 개 찍혀 있는 게 아닌가.

놀라서 경찰에 전화했지만
아무 지시사항도 내려오지 않았고
현장조사도 해 봤는데 흔적조차 없었다는 말만 들었다.

그 빨간 손자국은……
닦아도 닦아도, 씻어도 씻어도 전혀 지워지지 않았다고 한다.
기분나빠서 그 차는 더 이상 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곳만 줄로 갈아서 긁어내고
도색센터에 가지고 가서 아무 말없이 새빨갛게 칠해서
그렇게 차를 팔았다고 한다.
폐차하기도 무서웠다고 그는 말했다.

이것은 극히 최근에 있었던 이야기다.
그러므로 아마도 그 차는 지금도 누군가가 타고 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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