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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17화. 센니치마에의 택시

오사카의 센니치마에(千日前)에서 많은 희생자를 낸
대형화재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이 화재사고 이후에 이런저런 소문이 있었다.

분명히 죽었을 단골손님이 가게를 방문한다던가,
한밤중에 사고현장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아이의 손을 잡고 다니는 주부가 있었다던가,
고개숙여 인사를 하는 점원이 있었다던가,
그런 유령 목격담이 오사카미나미(大阪南)의 이곳저곳에서 떠돌았다.

모두 소문에 그쳤지만, 흥미있는 이야기를 딱 하나 찾았다.
이 이야기는 F씨라는 택시기사의 실제 체험이다.

그 당시, 센니치마에 백화점 자리는 새 쇼핑센터 건설공사중이라서
그때까지 정면에 있었던 택시 승강장을 뒷쪽으로 이전했다.
그날도 많은 택시가 줄을 서서 손님을 태웠는데,
F씨 앞에 정차해 있던 택시는 회사 동료의 차였다.

그 택시의 문이 탁 열리더니, 손님을 태우지도 않고 닫혔다.
(※역주 : 일본 택시는 자동문입니다.)
F씨는, 처음에는 자동문 테스트를 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동료 운전사는 미터기를 켜고 그대로 출발하는 것이었다.

'손님도 안 태웠는데 이상하네' 하고 생각했지만
F씨도 곧바로 손님을 태우고 이동하게 되었다.

일이 끝나고 회사에 복귀하자 온 회사가 발칵 뒤집혀 있었다.
둘러봤더니 소파에 앉아서 머리를 움켜쥐고
새파랗게 질린 운전사가 있었다.
센니치마에에서 손님을 태우지 않고 출발했던 그 기사였다.

"F씨, 이 사람이 센니치마에에서 귀신을 태웠대요. "
옆에서 주절주절 떠들던 동료가 말했다.

손님을 태우지 않고 출발했던 동료는
센니치마에에서 젊은 엄마와 유치원생 정도의 아들을 태웠는데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손님들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센니치마에에서? ……허허어……. "
F씨가 센니치마에의 택시 승강장에서 본 것 이야기를 했더니
그때까지 떠들고 있던 회사 동료들은
찬물을 끼얹은 듯이 모두 조용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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