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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19화. 터널 안에 있는 것 1

어느 여고생이 들려준 이야기다.
같은 반 친구가 감기 때문에 결석을 하더니
계속 등교하지 않았다.

걱정되어서 몇 명이 함께 그 친구 집에 문병을 갔다.
그녀는 자기 방에서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자고 있었다.
요 며칠 동안에 많이 야윈 것 같았다.

"어서 감기 나아야지. "
"……응. 고마워. "
"네가 안 오니까 교실이 썰렁하다. "
"……응. "

기운이 없었다. 애가 좀 변한 것 같기도 했다.
잠시 후 모두들 집에 가려고 할 때,
그 친구가 불쑥 말했다.

"있잖아……. 내 말 믿어줄래? "
"무슨 일인데? "
"믿을 거야? 믿어줄 거지? "
"뭐를? "
"나…… 사실은 감기 걸린 게 아니야. "

문병을 갔던 아이들 모두, 그 친구가
상상도 못할 고백을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 친구의 분위기가 왠지 심상찮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며칠 전에 생긴 일이었다.
그녀의 오빠가 새 차를 구입했다.
당장 시운전을 해 보자고 오빠와 오빠 여자친구, 그리고 그녀
이렇게 셋이서 한밤중에 드라이브를 했다.

어디 갈까?
그러게… 야경이 멋있는 곳?
난 야경보다는 무서운 데가 좋아.
아, 그럼 내가 무서운 곳을 아는데.
재미있겠다. 그럼 거기 가자.

이런 대화가 오가고, 어느 터널로 향하게 된 것이다.
그곳은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장소였다.
이윽고 그 터널이 보였다.

"잘 봐, 나온다. 조금만 더 가면 터널이야……. "
어째서인지 세 사람은 흥분해서 들뜨기 시작했다.

터널에 들어간 바로 그 순간,
쿵 하는 충격이 차 안에 퍼졌다.

"꺄악―!!! "
조수석의 오빠 여자친구가 비명을 질렀다.
조수석 쪽의 유리창에 손이, 손목이, 철썩 들러붙어 있었다!

운전하던 오빠도 비명을 질렀다.
오빠 눈 앞의 앞유리에도 손이 들러붙어 있었다.

쾅― 쿵― 쾅―
무시무시한 소리와 충격이 연속해서 차를 때렸다.
터널의 암흑 속에서 손이 끝없이 나타나서 차를 두들기고 달라붙었다.
몇십개인지, 몇백개인지, 하여간에 무수히 많은 손이
유리창을, 문을, 보닛을, 트렁크를…….

"꺄악― 살려줘!!! "

어떻게 집에까지 왔는지 세 사람 모두 기억이 없었다.
어쨌든 세 사람은 그날 밤, 반쯤 정신착란 상태가 되어
오빠 방에서 서로 어깨를 끌어안고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윽고 하늘이 밝아지고 태양이 떠올랐다.
그건 분명히 꿈이다. 틀림없이 꿈이야.
세 사람은 억지로 그렇게 말하며 서로를 달랬다.

그러나 방에 들어온 어머니의 말 때문에
세 사람은 다시 한 번 얼어붙었다.

"너희들 무슨 일 있었니? 새 차에 무슨 손자국이 그렇게 많아……. "



"너무 무서워서 그날부터 아팠어……. 걱정시켜서 미안해. "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울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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