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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31화. 방을 가로지르는 여자들

도쿄 네리마(練馬)구의 아파트에 사는 M코 씨의 방에는
여성들이 무리지어 나타나서
벽에서 벽으로 통과해 간다고 한다.

원래 M코 씨는 그 아파트에 이사했을 때부터
여기는 그다지 좋지 않은 집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친구들은 어쩐지 그 아파트 색이 이상하다고 했다.
아파트 색깔이 검다는 게 아니라
인상이 거무칙칙하다는 것이었다.

키우던 카나리아도 죽었고, 그 아파트 주변에는
작은 동물들이 접근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 아파트 안에 있는 그녀의 방에 '나오는' 것이다.

몸빼바지를 입고 두건을 쓴 차림새부터
스마트한 바지정장 차림의 여성까지
시대에 통일성이 전혀 없었다.

여러 세대에서 빠져나온 듯한 여성들이
방 벽에서 착착 소리를 내며 집단으로 걸어나와서
방을 비스듬히 가로질러 또다른 벽으로 들어가서 사라지곤 했다.

그 수상한 여성들의 모습을 보면
앞을 보고 똑바로 걷는 사람,
다른 사람과 수다를 떨면서 걷는 사람 등 여러 가지였다.
마치 M코 씨의 방이 어딘가로 가는 길목인 것 같았다.

나오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았다.
단, 나오기 전에 벽 반대편에서
웅성웅성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벽에서 여성들이 쑥 나와서
방 구석을 가로질러 다른 벽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늘 지나다니는 길은 변하지 않았다.

아파트 주변에는 신사(神社)가 많아서
원래는 사람이 그다지 살지 않는 땅이었던 것 같다.
또, 지금도 사람이 사는 집은 드문드문 떨어져 있었다.
사람이 살면 안되는 땅인지도 모른다.

무리지어 걸어오는 그 여성들에게는
주변에 세워진 집들이 분명 방해가 될 것이다.

"그 여자들은 분명히 내 방 뿐만 아니라
다니는 길에 있는 장소에 세워진 집에는 똑같이 또 나타나서
걸어서 벽이나 어딘가로 사라질 거야. "

M코 씨는 그렇게 말했다.

"이 근처에서 여자가 죽을 때마다
그 여자들 수가 늘어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 "

그 여자들은 아직도 그녀의 방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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