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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32화. 아파트 4층

몇 년 전, 일러스트레이터 M씨가 상담을 요청한 적이 있다.
퇴마사 중 아는 사람이 없냐는 것이었다.
이유를 묻자,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언니가 결혼해서 아파트 4층으로 이사했다.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데
남자가 맨발로 지나가는 모습이 그 발만 눈에 들어왔다.

남편인가 하고 시선을 위로 올렸더니
남편은 전혀 다른 방향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맨발이 갔던 방향은 벽 쪽이었고
물론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욕실에서 목욕을 하면 그 남자의 기척이 더 뚜렷하게 느껴졌다.
머리를 감으면 등 뒤의 벽에서 사람 손이 나와서
어깨를 만지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 확실히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손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놀라서 돌아보면 역시 아무도 없었다.

혼자서 욕실을 써도
아무래도 둘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욕실에는 반투명 유리문이 있는데
사람 그림자가 밖에서 지나가는 것이 비치기도 했다.
그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방의 네 귀퉁이마다 소금 한 움큼씩과
투명한 유리컵에 물을 가득 채워서 함께 놓아두고
반야심경을 몇 번 읽으면 간단한 퇴마의식이 된다고
아는 사람이 가르쳐 주어서 실행해 본 적도 있다고 했다.

물을 갈려고 유리컵을 들어올리면
컵 밑에 물이 고여 있었다.
그러나 컵에 채워놓았던 물은
가득 찬 상태 그대로 줄어들지 않았다.

그렇게 2주 정도 계속했더니
묘한 현상은 한동안 끊겼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벽에서 남자 신체 일부가
미끌미끌하게 나오는 기척이 있었던 후
예전보다 더 선명한 인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젖은 옷,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손, 맨발 등
어디로 보나 물 속에서 나오는 것 같은 이미지였다.
그것이 자기에게 무엇을 호소하려고 하는지
왠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 현상이 거의 매일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언니가 전화를 해서 퇴마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친구를 거쳐서 어느 퇴마사를 그녀의 언니에게 소개했다.
한동안 연락이 없어서, 완전히 해결되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예전보다 더 자주
그 남자가 나오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은 그 남자가 보이는 것은 언니 뿐이고
남편도, 어린 아이도 전혀 못 느끼기 때문에
퇴마사를 부르려던 일은 남편의 웃음거리가 되었고
결국 부르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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