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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39화. 툇마루의 사람 그림자

H씨가 취재여행 중에 시골의 어느 저택에서
하룻밤 신세졌을 때 이야기다.

잠자리가 불편해서 한밤중에 잠이 깼는데
달빛이 들어오는 장지문 너머 툇마루에서
누가 허리를 굽히고 이쪽을 들여다보는 것이 보였다.

'무례한 녀석이군. '
그렇게 생각하고 그 사람 그림자를 노려보면서
머리맡을 더듬어 봤는데 향로에 손이 닿았고,
향로 뚜껑을 들어서 그림자를 향해 던졌다.

뚜껑은 장지문 창호지를 뚫고 나가서
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정원에 떨어졌다.
"아야! "
그림자는 여전히 허리를 굽힌 채 머리를 감싸고 종종걸음으로 달아났다.

'그냥 놀라게 하려고 했는데 미안하게 됐네……. '
H씨는 사과하려고 서둘러 장지문을 열고 툇마루에 나갔지만
사람 그림자가 사라진 방향에는 아무도 없었다.
툇마루 끝에는 큰 창고방이 있고,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이튿날 아침, H씨는 정원에 떨어진 향로 뚜껑을 주워다가 원래대로 되돌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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