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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44화. 잘 잡혀요?

낚시를 무척 좋아하는

H씨라는 중년 아저씨가 있다.
낮에는 일이 있기 때문에

주로 밤낚시를 가는데
잠깐이라도 시간이 나면

자전거를 타고 가까운 강에 낚시하러 간다.
그런 H씨가 10년 전에 이런 체험을 했다.

어느 여름날, H씨가 밤낚시를 즐기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뒤돌아보니 강둑 위에 유카타(※여름용 기모노)를 입은
백발의 남자 한 명이 쓸쓸히 서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 남자는 H씨가 낚시하는 것을 신경쓰는 것 같았는데
이 시간에 밤낚시를 구경하러 오다니 희한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다지 수상한 낌새는 아니라서 그대로 계속 낚시를 했다.

"잘 잡혀요? "
갑자기 등 뒤에서 그 남자가 말을 걸었다.
흠칫 놀라서 뒤돌아보니 유카타를 입은 남자가
어느새 H씨 바로 뒤에 서 있었다.

강둑에서 여기까지 걸어왔으면 소리가 났을 텐데
전혀 아무것도 못 느꼈기 때문에 H씨는 고개를 갸웃했다.

"영 안 잡히네요. "
그렇게 대답하자 그 남자는 말없이 H씨 바로 옆에 와서
이번에는 옆에 놔둔 어롱(魚籠)을 들여다봤다.

"잘 잡혀요? "
남자는 계속 어롱을 보면서 다시 물었다.
"아니오, 보시다시피……. "
H씨는 낚싯바늘을 끌어올려서 미끼를 바꿨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에다 던지려고 고개를 들었다.

"잘 잡혀요? "
남자의 얼굴이 H씨의 얼굴 바로 앞에 있었다.

깜짝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낚싯대를 떨어뜨렸는데
그때는 이미 그 남자의 모습이 사라진 후였다.
놀란 H씨는 당장 짐을 챙겼다.

그리고 얼마 동안은 무서워서 밤낚시를 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1주일 정도 있으니까 몸이 근질거려서
다시 밤낚시를 가게 되었다.

그 남자는 또 나왔다.
역시 어느샌가 옆에 와서 어롱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잘 잡혀요?" 라고 묻는다.

그리고 몸은 분명히 어롱 옆에 있을 텐데
얼굴만 H씨의 얼굴에 거의 닿을 듯이 갖다대고
"잘 잡혀요?" 하고 또 묻는 것이다.

"오늘은 잘 잡힐 것 같네요" 라거나
"안 잡히네요" 라는 등의 대답을 하면
언제나 남자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그 뒤로 10년 동안, 지금까지도
밤낚시를 할 때마다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그 남자가 나타난다고 한다.

"잘 잡혀요? "
그 질문에 뭔가 대답을 하면, 언제나 어딘가로 사라져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적응이 되었다.

게다가 어롱에 물고기가 있으면
그 남자는 한참 동안 어롱을 들여다보고,
어롱에 물고기가 없는 날은
"잘 잡혀요?" 하고 금방 물어보기 때문에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서
별로 나쁜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낚시를 해도 역시나 그 남자는 나타난다.
"많이 잡혀요?" 하고 물어서 "안 잡히네요" 하고 대답하면
옆에 앉은 친구가 누구랑 얘기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본다고 한다.

"아무래도 그 남자는 나한테만 보이는 것 같아. "
H씨는 그렇게 말했다.

 

 

 

※아래 동영상은 TV드라마 '괴담 신미미부쿠로'입니다.

네번째 밤 37화 '돌팔매'와 연결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각색되어 있습니다.

참조 링크 : 신미미부쿠로 네번째 밤 제37화 - 돌팔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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