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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49화. 익사(溺死)한 소년
한여름, 해수욕장에서 소년 한 명이 행방불명되었다.
해변에 있었던 부모는 아들이 다이빙대에서 바다로 몸을 날리는 것까지는 보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들은 물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곳은 그리 깊지 않았는데도 아무리 기다려도 아들이 올라오지 않았다.
부모는 지역 경찰에게 연락하고 자기들도 수색에 가담해서 아들이 무사하기를 빌었다.
이틀 밤이 지나갔다.
소년의 행방은 묘연하여 알 수 없었다.
썰물 시간도 아니었는데 시체가 해변으로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은
소년이 어딘가 다른 곳으로 해변에 올라와서
혼자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견도 나왔을 때,
그 지역 어부들이
"여기서 좀 떨어진 바위 해변에, 썰물 때만 나타나는 동굴이 있지.
어째서인지 빠져죽은 시신이 흘러들어가는 일이 자주 있으니까
거기를 찾아보면 어떻겠나?" 라고 말을 꺼냈다.
수색대는 보트를 타고 그 어부들에게 안내를 받아 바위동굴로 향했다.
과연 밀물 때에는 완전히 숨겨질 법한 위치였다.
손전등으로 동굴 안을 비춰 보았다.
"있습니다! "
소년의 시체는 동굴 안쪽의 수면에서 솟아나온 바위 위에 걸려 있었다.
파도가 거칠고 조수간만의 차가 큰 겨울이라면 모를까,
이 시기에 이런 곳까지 시체가 옮겨지다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경찰은 말했다고 한다.
소년의 장례가 끝난 후, 부모는 경찰을 찾아가서 감식 결과를 물었지만
경찰의 태도가 아무래도 애매했다.
"저희 아들은 역시 사고사였죠? "
"그럴 겁니다만 좀 알 수가 없습니다. "
부모를 상대하던 경찰관이 말했다.
"알 수가 없다니, 그럼 사고가 아니란 말입니까? "
"아니, 아마 사고사일 겁니다만……. "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그럼 현장검증 사진을 보여주세요. "
"아니, 그걸 보여드릴 수는……. "
"어째서요? "
"그, 그러니까……. 좀 곤란합니다……. "
계속 실랑이를 한 끝에 마침내 경찰측이 손을 들었다.
"알았습니다. 그럼 보여드리죠.
단, 이 사진에 찍힌 것에 관해서는 저희도 감식중이라서
확실한 설명은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충격받으시겠지만 결코 이성을 잃으시면 안됩니다.
저희도 가능하면 안 보여드리고 싶으니까요. "
현장검증 사진을 받고, 부모는 한장한장 뚫어지게 보았다.
연속해서 찍은, 상당히 양이 많은 사진들이었다.
몇 장째부터인지 이상한 것이 찍혀 있었다.
엎드려서 쓰러져 있는 소년의 시체 위에 하얗고 흐릿한 것이 있었다.
그 하얀 것은 다음 사진에도 찍혀 있었다.
그 다음 사진에도…….
사진을 넘길수록, 처음에는 흐렸던 것이 점점 뚜렷하게 변했다.
마침내 그 하얀 것이 확실하게 형체를 드러냈다.
노파였다.
소년의 시체를 깔고 앉은, 허리가 굽은 노파의 모습이었다.
노파는 이쪽, 즉 카메라 렌즈 쪽을 무서운 형상으로 노려보면서
양 손으로 소년의 목을 바위에 짓누르듯이 조르고 있었다.
다음 사진도,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도,
역시나 노파가 입을 벌리고 머리카락을 거꾸로 곤두세운 채
이쪽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면서 소년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마치 그 소년에게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러나 이윽고 그 노파의 모습은 다시 흐려졌고
사진을 계속 넘기다 보니 완전히 사라졌다.
"이건 대체……. "
"아니, 사실 저희도 아드님 시신의 목에 졸린 자국같은 멍이 있는 게
마음에 걸려서 수사하는 중이었습니다만, 이건 도저히……. "
시체의 목에 멍이 든 것은 부모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체는 몸 여기저기가 멍들어 있었기 때문에
바닷속에서 이리저리 부딪쳐서 생긴 멍이라고 생각했고
경찰도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부딪쳤다기에는
부자연스러운 멍이었던 것 같기도 했다.
"여기 찍힌 노파는 누굽니까? "
"저희도 모릅니다.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
결국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는 채,
사고사로 종결되었다고 한다.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49화. 익사(溺死)한 소년
한여름, 해수욕장에서 소년 한 명이 행방불명되었다.
해변에 있었던 부모는 아들이 다이빙대에서 바다로 몸을 날리는 것까지는 보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들은 물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곳은 그리 깊지 않았는데도 아무리 기다려도 아들이 올라오지 않았다.
부모는 지역 경찰에게 연락하고 자기들도 수색에 가담해서 아들이 무사하기를 빌었다.
이틀 밤이 지나갔다.
소년의 행방은 묘연하여 알 수 없었다.
썰물 시간도 아니었는데 시체가 해변으로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은
소년이 어딘가 다른 곳으로 해변에 올라와서
혼자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견도 나왔을 때,
그 지역 어부들이
"여기서 좀 떨어진 바위 해변에, 썰물 때만 나타나는 동굴이 있지.
어째서인지 빠져죽은 시신이 흘러들어가는 일이 자주 있으니까
거기를 찾아보면 어떻겠나?" 라고 말을 꺼냈다.
수색대는 보트를 타고 그 어부들에게 안내를 받아 바위동굴로 향했다.
과연 밀물 때에는 완전히 숨겨질 법한 위치였다.
손전등으로 동굴 안을 비춰 보았다.
"있습니다! "
소년의 시체는 동굴 안쪽의 수면에서 솟아나온 바위 위에 걸려 있었다.
파도가 거칠고 조수간만의 차가 큰 겨울이라면 모를까,
이 시기에 이런 곳까지 시체가 옮겨지다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경찰은 말했다고 한다.
소년의 장례가 끝난 후, 부모는 경찰을 찾아가서 감식 결과를 물었지만
경찰의 태도가 아무래도 애매했다.
"저희 아들은 역시 사고사였죠? "
"그럴 겁니다만 좀 알 수가 없습니다. "
부모를 상대하던 경찰관이 말했다.
"알 수가 없다니, 그럼 사고가 아니란 말입니까? "
"아니, 아마 사고사일 겁니다만……. "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그럼 현장검증 사진을 보여주세요. "
"아니, 그걸 보여드릴 수는……. "
"어째서요? "
"그, 그러니까……. 좀 곤란합니다……. "
계속 실랑이를 한 끝에 마침내 경찰측이 손을 들었다.
"알았습니다. 그럼 보여드리죠.
단, 이 사진에 찍힌 것에 관해서는 저희도 감식중이라서
확실한 설명은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충격받으시겠지만 결코 이성을 잃으시면 안됩니다.
저희도 가능하면 안 보여드리고 싶으니까요. "
현장검증 사진을 받고, 부모는 한장한장 뚫어지게 보았다.
연속해서 찍은, 상당히 양이 많은 사진들이었다.
몇 장째부터인지 이상한 것이 찍혀 있었다.
엎드려서 쓰러져 있는 소년의 시체 위에 하얗고 흐릿한 것이 있었다.
그 하얀 것은 다음 사진에도 찍혀 있었다.
그 다음 사진에도…….
사진을 넘길수록, 처음에는 흐렸던 것이 점점 뚜렷하게 변했다.
마침내 그 하얀 것이 확실하게 형체를 드러냈다.
노파였다.
소년의 시체를 깔고 앉은, 허리가 굽은 노파의 모습이었다.
노파는 이쪽, 즉 카메라 렌즈 쪽을 무서운 형상으로 노려보면서
양 손으로 소년의 목을 바위에 짓누르듯이 조르고 있었다.
다음 사진도,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도,
역시나 노파가 입을 벌리고 머리카락을 거꾸로 곤두세운 채
이쪽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면서 소년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마치 그 소년에게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러나 이윽고 그 노파의 모습은 다시 흐려졌고
사진을 계속 넘기다 보니 완전히 사라졌다.
"이건 대체……. "
"아니, 사실 저희도 아드님 시신의 목에 졸린 자국같은 멍이 있는 게
마음에 걸려서 수사하는 중이었습니다만, 이건 도저히……. "
시체의 목에 멍이 든 것은 부모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체는 몸 여기저기가 멍들어 있었기 때문에
바닷속에서 이리저리 부딪쳐서 생긴 멍이라고 생각했고
경찰도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부딪쳤다기에는
부자연스러운 멍이었던 것 같기도 했다.
"여기 찍힌 노파는 누굽니까? "
"저희도 모릅니다.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
결국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는 채,
사고사로 종결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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