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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54화. 8mm 필름 속의 아이

대학 후배들이 실습용으로 8mm 영화를 제작했다.
액션 장면을 연못가에서 촬영한 후,
감독이자 편집을 맡은 S군은 그 필름을
가까운 사진관에 현상해 달라고 맡겼다.

그리고 며칠 뒤, 프린트된 필름을 사진관에서 받아와
자기 집에서 편집기에 걸고 편집작업을 시작했을 때였다.
연못가의 액션을 보다가 필름 가장자리에 흠집같은 게 생긴 것을 알았다.

같은 장면을 리허설까지 포함하여 3번 찍었는데
첫번째와 두번째에는 그 흠집같은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 필름들은 NG가 있어서 아무래도 사용할 수가 없었다.
현장에서 OK를 했던 세번째 필름에만 흠집같은 것이 들어 있었다.

아니, 흠집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화면 오른쪽 아래에 흰 먼지같은 것이 부착되어 있었다.

단지, 먼지라면 한 컴마에만 부착되어 있을 텐데
그 하얀 것은 슬레이트(※촬영을 시작할 때 딱 소리를 내는 흑판)를 칠 때부터
카메라가 정지할 때까지 모든 컴마에 찍혀 있었다.
그러나 편집기의 화면이 작아서 그 이상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그 장면을 이어붙여서 일단 편집을 끝냈다.

며칠 뒤, 친구가 상영기를 빌려와서 테스트를 했다.
그 연못가 장면이 되자, 그 자리에 있던 스탭 모두가
앗 하고 소리를 질렀다.

뭔지 알 수 없었던 하얀 것이, 큰 화면에서는 정체를 드러냈다.

아이의 옆얼굴이었다.
얼굴이 새하얀, 단발머리의 여자아이였다.

액션 연기를 하는 학생들보다 훨씬 크게 찍혀 있었다.
그 컷의 처음부터 끝까지 미동도 하지 않고
화면 오른쪽 아래에 그 옆얼굴이 존재했다.

"이건 유령이다! "
그 자리에 있던 스탭들은 난리가 났다.

이튿날부터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이
"야, 유령이 찍혔다면서? 보여주라. "
하며 S군의 집에 찾아오게 되었다.

"봐, 찍혀 있지? "
처음에는 재미있어하며 보여주던 S군도
몇 번이나 상영기에 필름을 걸면서 질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 영화 제작에 관여했던 친구들이
다치거나 사고가 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었다.

카메라를 담당했던 친구는 테니스를 하다가
갑자기 다리가 꼬이면서 골절상을 입었다.
S군 자신은 다치는 것은 면했지만
타고 있던 차가 납작해지는 사고를 겪었다.
출연자 중 대부분이 어딘가 다치거나 사고를 당했다.

그 모든 일들이 그 필름에 찍힌 유령같은 것과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S군은 몇 번이나 그 필름을 보면서 묘한 현상을 눈치챘다.

그 아이의 옆얼굴이, 상영할 때마다 점점
이쪽을 향해 돌아보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게다가 유령 필름을 본 사람들끼리 서로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었다.

"완전히 옆을 보고 있었어. "
"아니, 약간 이쪽을 보고 있었어. "
"아니야, 이런 느낌이었어. "

그런 이야기가 S군의 귀에 들어갔다. 역시나 이상했다.
제일 처음 테스트 자리에 있었던 친구를 불러서 다시 한 번 봐 달라고 했다.

"내가 봤던 건 이거랑 달라! "

친구는 필름을 본 순간에 그렇게 외쳤다.
그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처음에는 완전히 옆을 보고 있었던 아이의 얼굴이
이제는 분명하게 이쪽을 보고 있었다.

또 다시 한 번 보았다.
그러자 아까보다 더 이쪽을 향해서 보고 있었다.
상영할 때마다 그 얼굴은 점점 정면을 향해 움직인 것이었다.

S군과 친구는 머리에 냉수를 뒤집어쓴 것처럼 한참 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연속되는 괴담은 이 필름과 뭔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S군은 필름에 봉인을 해서 벽장 안쪽에 깊이 넣어 두었다.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자꾸 본다면 언젠가는 아이의 얼굴이 정면이 될 것이었다.
그때 뭔가 엄청난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에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그 필름은 S군의 벽장 안에 보관된 채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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