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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61화. 지장보살님이 있는 풍경
큐슈(九州)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 친구가 여름휴가 때 셋이서 큐슈에 자전거 여행을 간 적이 있다.
해가 지고, 논두렁길이라고 해야 할 듯한 불안한 길을
지친 다리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마을의 불빛을 향해 가고 있었다.
주위는 점점 더 어두워지고
쭉 뻗은 길을 따라 전봇대가 늘어서 있었다.
전봇대에 달린 침침한 전등이 길을 비추어
길게 이어진 빛이 목적지로 이끌었다.
약간 이상한 것을 눈치챘다.
방금 지나온 전봇대 밑에
지장보살이 전등빛을 받으며 서 있었던 것 같은데
앞쪽에 보이는 전봇대 밑에도 지장보살이 있었다.
그 다음 전봇대 밑에도 또 지장보살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 지역 특성인가 했는데
가도 가도 논두렁길만 이어지고
지장보살이 있는 전봇대만 끝없이 늘어서서
주위 풍경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쯤에서 세 명 모두
아무래도 느낌이 안 좋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단지 그 생각을 입에 담으면 안될 것 같아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야, 잠깐 쉬었다 가자. "
겨우 누군가 입을 열었다.
세 사람은 자전거에서 내려
전봇대를 비추는 불빛 아래로 들어갔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어두침침한 전등만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었다.
한 명은 지장보살이 놓인 돌 받침대에 앉고,
다른 두 명은 그 근처에 털썩 주저앉아 담배를 피웠다.
주저앉은 두 사람 중 한 명이 담배를 피우면서
작은 돌을 세 개 포개어 쌓았다.
다른 한 명은 거기에 성냥갑을 놓았다.
지장보살 받침대에 앉은 사람은 담뱃불을 끄지 않고
피우던 담배를 그대로 지장보살 바로 밑에 놓았다.
"자, 그럼 갈까? "
세 사람 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조금 갔더니 또 지장보살이 있는 전봇대가 보였다.
"앗, 저건! "
세 명은 동시에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았다.
그 전봇대의 지장보살 바로 밑에는
불이 붙은 담배꽁초와
세 개가 포개진 작은 돌과 성냥이 있었다.
"쉿, 다들 조용히 해. 어쨌든 무리해서라도 여기서 탈출한다. "
세 사람은 자전거를 짊어지고 밭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안 가서, 느닷없이 자동차 도로와 맞닥뜨렸다.
굉장한 소음을 내며 대형 트럭이 오가는 곳이었다.
"어? 이렇게 가까이에 큰 도로가 있었나? 왜 우린 몰랐지? "
그날, 세 사람은 숙박을 포기하고
근처에 텐트를 치고 잤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니, 세 명 모두
손발이 긁힌 상처 투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튼 그 상처가 가렵고 아팠다.
텐트 밖에 나가 보니까 역시 자동차 도로가 눈 앞에 있었다.
"어젯밤에는 이상했지? "
"좀 확인해 볼까? "
세 사람은 어젯밤에 지나온 길을 떠올리며 되돌아가 보았다.
그러나 밭 같은 것은 없었다.
거기 있는 것은 억새와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
황무지 너머에는 울창한 잡목림 뿐이었다.
"이상하네. 분명히 이 근처였던 것 같은데……. 안 그래? "
세 사람은 고개를 갸웃하며
억새를 헤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앗! "
전봇대가 있었다.
그 밑에는 어젯밤처럼 지장보살이 있었다.
그리고 담배꽁초, 성냥갑, 세 개가 포개어진 작은 돌도 그대로 있었다.
다만, 쭉 뻗은 길과 밭이 없었다.
그곳은 그냥 억새밭이었다.
물론 자전거를 세워놓을 수도 없었다.
그러면 세 사람은 도대체 어디를 빙빙 돌았던 것일까?
다만 알 수 있었던 것은
그 전봇대 밑에서 쉬었던 건 사실이라는 것과
손발의 긁힌 상처는 억새풀 사이로 들어갔을 때 생겼다는 것 뿐이었다.
여우에게 홀린다는 게 이런 것인가 한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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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61화. 지장보살님이 있는 풍경
큐슈(九州)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 친구가 여름휴가 때 셋이서 큐슈에 자전거 여행을 간 적이 있다.
해가 지고, 논두렁길이라고 해야 할 듯한 불안한 길을
지친 다리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마을의 불빛을 향해 가고 있었다.
주위는 점점 더 어두워지고
쭉 뻗은 길을 따라 전봇대가 늘어서 있었다.
전봇대에 달린 침침한 전등이 길을 비추어
길게 이어진 빛이 목적지로 이끌었다.
약간 이상한 것을 눈치챘다.
방금 지나온 전봇대 밑에
지장보살이 전등빛을 받으며 서 있었던 것 같은데
앞쪽에 보이는 전봇대 밑에도 지장보살이 있었다.
그 다음 전봇대 밑에도 또 지장보살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 지역 특성인가 했는데
가도 가도 논두렁길만 이어지고
지장보살이 있는 전봇대만 끝없이 늘어서서
주위 풍경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쯤에서 세 명 모두
아무래도 느낌이 안 좋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단지 그 생각을 입에 담으면 안될 것 같아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야, 잠깐 쉬었다 가자. "
겨우 누군가 입을 열었다.
세 사람은 자전거에서 내려
전봇대를 비추는 불빛 아래로 들어갔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어두침침한 전등만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었다.
한 명은 지장보살이 놓인 돌 받침대에 앉고,
다른 두 명은 그 근처에 털썩 주저앉아 담배를 피웠다.
주저앉은 두 사람 중 한 명이 담배를 피우면서
작은 돌을 세 개 포개어 쌓았다.
다른 한 명은 거기에 성냥갑을 놓았다.
지장보살 받침대에 앉은 사람은 담뱃불을 끄지 않고
피우던 담배를 그대로 지장보살 바로 밑에 놓았다.
"자, 그럼 갈까? "
세 사람 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조금 갔더니 또 지장보살이 있는 전봇대가 보였다.
"앗, 저건! "
세 명은 동시에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았다.
그 전봇대의 지장보살 바로 밑에는
불이 붙은 담배꽁초와
세 개가 포개진 작은 돌과 성냥이 있었다.
"쉿, 다들 조용히 해. 어쨌든 무리해서라도 여기서 탈출한다. "
세 사람은 자전거를 짊어지고 밭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안 가서, 느닷없이 자동차 도로와 맞닥뜨렸다.
굉장한 소음을 내며 대형 트럭이 오가는 곳이었다.
"어? 이렇게 가까이에 큰 도로가 있었나? 왜 우린 몰랐지? "
그날, 세 사람은 숙박을 포기하고
근처에 텐트를 치고 잤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니, 세 명 모두
손발이 긁힌 상처 투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튼 그 상처가 가렵고 아팠다.
텐트 밖에 나가 보니까 역시 자동차 도로가 눈 앞에 있었다.
"어젯밤에는 이상했지? "
"좀 확인해 볼까? "
세 사람은 어젯밤에 지나온 길을 떠올리며 되돌아가 보았다.
그러나 밭 같은 것은 없었다.
거기 있는 것은 억새와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
황무지 너머에는 울창한 잡목림 뿐이었다.
"이상하네. 분명히 이 근처였던 것 같은데……. 안 그래? "
세 사람은 고개를 갸웃하며
억새를 헤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앗! "
전봇대가 있었다.
그 밑에는 어젯밤처럼 지장보살이 있었다.
그리고 담배꽁초, 성냥갑, 세 개가 포개어진 작은 돌도 그대로 있었다.
다만, 쭉 뻗은 길과 밭이 없었다.
그곳은 그냥 억새밭이었다.
물론 자전거를 세워놓을 수도 없었다.
그러면 세 사람은 도대체 어디를 빙빙 돌았던 것일까?
다만 알 수 있었던 것은
그 전봇대 밑에서 쉬었던 건 사실이라는 것과
손발의 긁힌 상처는 억새풀 사이로 들어갔을 때 생겼다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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