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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71화. 5시에서 5시 15분 사이
이것은 약간 난해한 일이다.
또, 나와 함께 체험했던 친구들은 이 일을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았고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무래도 나 혼자만 의문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학창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장소는 교토(京都)에 있는 D대학의 서양식 학생기숙사 2층 어느 방.
나를 포함한 학생 몇 명이 모여서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철야 상영회에 가려고 교토까지 가서
일단 친구 방에 모여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5시가 되면 모두 함께 나갈 예정이었다.
"나도 갈 테니까 5시가 되면 깨워줘. "
A군은 그렇게 말하고 1층의 자기 방에서 자고 있었다.
A군도 그 기숙사에 살고 있었는데
제출할 과제 때문에 밤을 새워서 대낮부터 잠을 자던 참이었다.
그리고 5시가 되었다.
"자, 가볼까? "
모두 그 2층 방에서 나와서, 약속대로 A군을 깨우러 갔다.
A군은 자기 방에 없었다.
덮었던 이불이 매미 허물처럼 불룩했고 이불 속은 비어 있었다.
"화장실 갔나 보지. "
모두 그대로 A군 방에서 잠시 기다려 보았다.
그러나 누가 화장실까지 가서 찾아 봤지만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A군을 두고 가기로 했다.
A군 방에서 나온 것이 5시 15분.
"15분 기다렸는데 안 왔으니까, 그냥 가도 되겠지? "
그렇게 말하면서 모두가 A군의 방에 있던 시계를 봤으니까 확실하다.
A군은 극장에도 오지 않았다.
'뭐야, A는 그렇게 보고 싶진 않았구나. '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기숙사에 돌아가 보니 A군은 엄청나게 화가 나 있었다.
"왜 나만 빼놓고 갔냐? 나도 그 영화 보고 싶었는데! "
"데리러 갔는데 네가 없었잖아. "
"말도 안돼! "
우리가 갔던 그 시각에 A군은 분명히 자기 방에서 잤다는 것이었다.
A군의 이야기는 우리가 겪었던 것과 미묘하게 달랐다.
A군은 5시가 지나서 한 번 일어났다고 한다.
그때, 2층에서 웅성웅성하는 우리 목소리가 들려서
상황을 보려고 2층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우리가 있었던 그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자기 방에 돌아가서 기다려 봤지만
15분이 지나도 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아서
삐쳐서 다시 잤다는 것이었다.
A군의 이야기를 믿는다면 5시에서 5시 15분 사이에
한 번도 A군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 부자연스럽다.
우리는 5시에서 5시 15분까지 분명히 A군 방에 있었다.
A군도 5시가 지나서 일단 2층에 올라갔지만
금방 자기 방에 돌아가서 15분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아무도 오지 않아서 그대로 잔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본 시계와 A군이 본 시계는 똑같은 시계였다.
같은 시간, 같은 방에서 A군과 우리가
서로를 보지 못하고 함께 있었던 게 아니라면
우리와 A군은 어딘가에서 엇갈린 것이 된다.
'A군이 2층에 올라갔을 때 마침 우리가 A군의 방에 있었다,
그래서 타이밍이 딱 맞게 엇갈렸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모순이 있다.
계단은 하나, 복도도 하나.
방에서 나오면 어딘가에서 서로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 중 아무도 A군을 못 보고 지나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어딘가에서 엇갈렸다는 것만은 틀림없었다.
A군은 우리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고,
친구들은 A군이 사실은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숨었다고 생각했다.
서로를 믿지 못했다.
그래서 친구들은 아무것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71화. 5시에서 5시 15분 사이
이것은 약간 난해한 일이다.
또, 나와 함께 체험했던 친구들은 이 일을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았고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무래도 나 혼자만 의문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학창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장소는 교토(京都)에 있는 D대학의 서양식 학생기숙사 2층 어느 방.
나를 포함한 학생 몇 명이 모여서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철야 상영회에 가려고 교토까지 가서
일단 친구 방에 모여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5시가 되면 모두 함께 나갈 예정이었다.
"나도 갈 테니까 5시가 되면 깨워줘. "
A군은 그렇게 말하고 1층의 자기 방에서 자고 있었다.
A군도 그 기숙사에 살고 있었는데
제출할 과제 때문에 밤을 새워서 대낮부터 잠을 자던 참이었다.
그리고 5시가 되었다.
"자, 가볼까? "
모두 그 2층 방에서 나와서, 약속대로 A군을 깨우러 갔다.
A군은 자기 방에 없었다.
덮었던 이불이 매미 허물처럼 불룩했고 이불 속은 비어 있었다.
"화장실 갔나 보지. "
모두 그대로 A군 방에서 잠시 기다려 보았다.
그러나 누가 화장실까지 가서 찾아 봤지만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A군을 두고 가기로 했다.
A군 방에서 나온 것이 5시 15분.
"15분 기다렸는데 안 왔으니까, 그냥 가도 되겠지? "
그렇게 말하면서 모두가 A군의 방에 있던 시계를 봤으니까 확실하다.
A군은 극장에도 오지 않았다.
'뭐야, A는 그렇게 보고 싶진 않았구나. '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기숙사에 돌아가 보니 A군은 엄청나게 화가 나 있었다.
"왜 나만 빼놓고 갔냐? 나도 그 영화 보고 싶었는데! "
"데리러 갔는데 네가 없었잖아. "
"말도 안돼! "
우리가 갔던 그 시각에 A군은 분명히 자기 방에서 잤다는 것이었다.
A군의 이야기는 우리가 겪었던 것과 미묘하게 달랐다.
A군은 5시가 지나서 한 번 일어났다고 한다.
그때, 2층에서 웅성웅성하는 우리 목소리가 들려서
상황을 보려고 2층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우리가 있었던 그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자기 방에 돌아가서 기다려 봤지만
15분이 지나도 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아서
삐쳐서 다시 잤다는 것이었다.
A군의 이야기를 믿는다면 5시에서 5시 15분 사이에
한 번도 A군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 부자연스럽다.
우리는 5시에서 5시 15분까지 분명히 A군 방에 있었다.
A군도 5시가 지나서 일단 2층에 올라갔지만
금방 자기 방에 돌아가서 15분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아무도 오지 않아서 그대로 잔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본 시계와 A군이 본 시계는 똑같은 시계였다.
같은 시간, 같은 방에서 A군과 우리가
서로를 보지 못하고 함께 있었던 게 아니라면
우리와 A군은 어딘가에서 엇갈린 것이 된다.
'A군이 2층에 올라갔을 때 마침 우리가 A군의 방에 있었다,
그래서 타이밍이 딱 맞게 엇갈렸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모순이 있다.
계단은 하나, 복도도 하나.
방에서 나오면 어딘가에서 서로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 중 아무도 A군을 못 보고 지나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어딘가에서 엇갈렸다는 것만은 틀림없었다.
A군은 우리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고,
친구들은 A군이 사실은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숨었다고 생각했다.
서로를 믿지 못했다.
그래서 친구들은 아무것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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