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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73화. 제로센(ゼロ戦)
그것을 본 것은 1969년인가 1970년 무렵이었다.
아직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전쟁놀이에 빠져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제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한 만화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이 범람하여※
남자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했고,
거기 등장하는 군함과 전차, 전투기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멋진 메카닉(mechanic)이었다.
내 방에는 제로센(零戦), 하야부사(隼), 시덴(紫電), 시덴카이(紫電改),
라이덴(雷電), 히엔(飛燕) 등의 구 일본 육해군 전투기 모형과
전함,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등의 구 일본해군 연합함대 프라모델이 가득했다.
물론 그것들의 제식명(制式名)부터 마력(馬力),
항속거리, 최고속도, 장비 등의 성능과
활약했던 시기, 그리고 전성기까지 줄줄 외울 만큼 통달해 있었다.
그런 내가 본 것이니까 틀림없다.
더운 여름날, 집 근처에 있는 마루야마가와(円山川)라는 하천가에서
친구들과 전쟁놀이를 하고 있었다.
상상력이 풍부했던 우리는 늘 그랬듯이
하늘을 나는 새나 제비를 가상의 적기(敵機)나 아군의 '제로센'으로 설정하고
햇볕에 새까맣게 타서 땅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그때, 머리 위에서 엄청난 폭음(爆音)이 났다.
하늘을 봤더니 소형 프로펠러기 한 대가 맹렬한 엔진 소리를 내며
우리 머리 위를 저공비행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제로센'이다! "
누군가가 외쳤다.
녹색 기체, 전면의 흑색 엔진커버, 단엽식 날개,
그 날개에는 붉은 일장기가 똑똑히 보였다.
바디 형태, 크기, 날개 끝의 각도,
누군가가 외친 그 말대로, 그것은 바로 '제로센'의 바디였다.
나는 그것을 본 순간, 제식명 '제로식 함상전투기 52형'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제로센 52형은 우리 머리 위를 넘어서 그대로 상승하는가 싶더니
구름도 없는데 어딘가로 조용히 사라졌다.
동경했던 그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는데
어느새 우리 눈 앞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제로센'이야. 멋있다! "
"그치만 그게 정말 '제로센'이었을까? "
"'제로센'이랑 비슷하게 생긴 자가용 비행기일지도 몰라. "
그 주변은 아무것도 없는 시골이었고,
적당한 비행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만약 자가용 비행기라고 해도 그런 곳을 저공비행으로 다닐 리가 없었고,
'제로센'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어쨌든 '제로센'을 닮은 비행기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그때는 모두 흥분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많이 닮은 비행기였다.
어쩌면 2차대전 당시의 '제로센'이 남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조사해 봤더니, 정말 있었다!
구 일본 해군이 자랑했던 제로식 함상전투기는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복원한 기체가 몇 대 보존되어 있지만 실제로 비행할 수 있는 기체는 없다.
'원본'이라고 할 수도 있는 '제로센'은 52형이 단 한 대만 일본에 보존되어 있다.
단, 그것도 실제 비행은 불가능.
당시 일본군 전투기 중 현존하는 유일한 실제비행 가능 전투기는
시덴카이(紫電改) 단 한 대 뿐이고 그것은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 보존되어 있다…….
그 뒤, 민간용 비행기를 옛날 전투기 디자인 그대로 복원하는 것은
금지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해 한여름, 내 고향의 강변을 날았던
시대착오적인 '제로센'의 모습은 지금도 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전쟁, 그것도 자기들이 일으키고 패전한 전쟁을
미화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다니, 아 신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73화. 제로센(ゼロ戦)
그것을 본 것은 1969년인가 1970년 무렵이었다.
아직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전쟁놀이에 빠져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제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한 만화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이 범람하여※
남자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했고,
거기 등장하는 군함과 전차, 전투기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멋진 메카닉(mechanic)이었다.
내 방에는 제로센(零戦), 하야부사(隼), 시덴(紫電), 시덴카이(紫電改),
라이덴(雷電), 히엔(飛燕) 등의 구 일본 육해군 전투기 모형과
전함,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등의 구 일본해군 연합함대 프라모델이 가득했다.
물론 그것들의 제식명(制式名)부터 마력(馬力),
항속거리, 최고속도, 장비 등의 성능과
활약했던 시기, 그리고 전성기까지 줄줄 외울 만큼 통달해 있었다.
그런 내가 본 것이니까 틀림없다.
더운 여름날, 집 근처에 있는 마루야마가와(円山川)라는 하천가에서
친구들과 전쟁놀이를 하고 있었다.
상상력이 풍부했던 우리는 늘 그랬듯이
하늘을 나는 새나 제비를 가상의 적기(敵機)나 아군의 '제로센'으로 설정하고
햇볕에 새까맣게 타서 땅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그때, 머리 위에서 엄청난 폭음(爆音)이 났다.
하늘을 봤더니 소형 프로펠러기 한 대가 맹렬한 엔진 소리를 내며
우리 머리 위를 저공비행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제로센'이다! "
누군가가 외쳤다.
녹색 기체, 전면의 흑색 엔진커버, 단엽식 날개,
그 날개에는 붉은 일장기가 똑똑히 보였다.
바디 형태, 크기, 날개 끝의 각도,
누군가가 외친 그 말대로, 그것은 바로 '제로센'의 바디였다.
나는 그것을 본 순간, 제식명 '제로식 함상전투기 52형'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제로센 52형은 우리 머리 위를 넘어서 그대로 상승하는가 싶더니
구름도 없는데 어딘가로 조용히 사라졌다.
동경했던 그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는데
어느새 우리 눈 앞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제로센'이야. 멋있다! "
"그치만 그게 정말 '제로센'이었을까? "
"'제로센'이랑 비슷하게 생긴 자가용 비행기일지도 몰라. "
그 주변은 아무것도 없는 시골이었고,
적당한 비행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만약 자가용 비행기라고 해도 그런 곳을 저공비행으로 다닐 리가 없었고,
'제로센'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어쨌든 '제로센'을 닮은 비행기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그때는 모두 흥분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많이 닮은 비행기였다.
어쩌면 2차대전 당시의 '제로센'이 남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조사해 봤더니, 정말 있었다!
구 일본 해군이 자랑했던 제로식 함상전투기는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복원한 기체가 몇 대 보존되어 있지만 실제로 비행할 수 있는 기체는 없다.
'원본'이라고 할 수도 있는 '제로센'은 52형이 단 한 대만 일본에 보존되어 있다.
단, 그것도 실제 비행은 불가능.
당시 일본군 전투기 중 현존하는 유일한 실제비행 가능 전투기는
시덴카이(紫電改) 단 한 대 뿐이고 그것은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 보존되어 있다…….
그 뒤, 민간용 비행기를 옛날 전투기 디자인 그대로 복원하는 것은
금지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해 한여름, 내 고향의 강변을 날았던
시대착오적인 '제로센'의 모습은 지금도 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전쟁, 그것도 자기들이 일으키고 패전한 전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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