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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78화. 병원에 온 아이

아는 사람의 친척이 뇌막염으로
오사카(大阪) 시내의 H병원에 입원했을 때 일이다.

그 사람이 병원에 실려갔을 때,
한밤중에 어린아이 한 명이 나타났다.
단발머리에 기모노를 입은 귀여운 여자아이였는데 손에 공을 들고 있었다.

아니, 그는 그 아이를 확실히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봤다고 한다.

그 아이가 침대 옆에 똑바로 서서
자기를 가만히 보고 있는 것을.

"늦었는데 집에 가야지. 이제 집에 가. "
자기가 말했는지 누가 말했는지 몰라도,
어쨌든 아이에게 그렇게 말했더니
잠시 후에 옆 침대 쪽으로 돌아서서
옆 침대의 환자를 밤새도록 조용히 보고 있었다고 한다.

아침이 되자, 옆 침대의 환자가 죽었다.
그리고 다음날 밤에도 그 아이가 나타났다.
통― 통― 통―
이번에는 공을 튀기는 소리가 났다.

'아, 저 애가 오면 이번에는 내가 죽어! '
그렇게 생각했을 때,
그 아이의 얼굴이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듯이
눈 앞에 불쑥 나타난 것이었다.

얼굴 생김새 하나하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한, 무표정하지만 예쁜
단발머리 여자아이였다고 한다.

'저리 가, 저리 가, 저리 가, 돌아가!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필사적으로 아이를 향해 외쳤다.
그러다가 아침이 되었고, 아이가 휙 사라졌다.

머리맡이 소란스러웠다.
"정신이 들었다. 전화해! "
그런 말소리가 들렸다.
시계(視界)가 또렷해지고 친척들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그때, 위독상태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아, 배고프다. "
그러면서 그는 당장 음식을 달라고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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