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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80화. 투신(投身)하는 소녀

도쿄의 어느 백화점에서 기분나쁜 것이 보인다고 그녀가 말했다.

백화점 옥상에서 소녀의 그림자가 뛰어내린다.
그림자는 그대로 낙하하다가 지상에 충돌하기 전에 사라진다.
사라졌나 싶으면 잠시 후에 또 그 그림자가 옥상에 나타난다.
그렇게 계속 뛰어내리기를 되풀이한다고 한다.

"분명히 그 여자애는 자기가 죽은 줄 모르는 거야.
뛰어내리는 순간에 기절했으니까
그 애의 의식은 뛰어내리는 순간을 계속 반복하는 거지. "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래서 자살하면 안된다는 거야. "

그 이야기를 함께 들었던 A군의 이야기다.
1개월쯤 지난 어느날, 그 백화점에서 이런 체험을 했다.

A군은 친구를 만나려고 백화점 근처의 스튜디오에 갔는데
시간을 착각해서 약속장소에 너무 일찍 도착하고 말았다.
그래서 A군은 서점에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때우려고
백화점 안에 있는 서점에 갔다.

책을 두 권 샀는데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백화점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 있는 벤치에서, 방금 산 책을 꺼내 보았다.
한 권은 심령사진을 모아놓은 책이었는데
자기 스스로도 왜 그런 책을 샀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심령사진 책을 보는데, A군 뒤에 누가 서서
책을 훔쳐보려고 하는 것 같더니
여자 머리카락이 A군의 오른뺨에 스르륵 닿았다.

"아니, 이봐요……. "
A군은 오른손으로 여자 머리카락을 털어냈다.
잠시 있으니 또 뒤에 서서 책을 훔쳐보려고 하는
여자 머리카락이 뺨에 닿았다.
A군은 짜증스럽게 그 머리카락을 털어냈다.

잠시 있으니 또 누군가가 책을 들여다봤다.
"그만 좀 해요! "
A군은 책을 훔쳐보는 여자에게 항의하려고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보고 있었던 책 내용도 내용이고 해서, 기분나쁜 느낌에
밑으로 내려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때, A군은 자기가 앉아 있었던 벤치가 있는 자리는
여고생이 투신자살한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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