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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86화. 바이크를 탄 친구

유령이 나온다고 소문난 고갯길에서
바이크를 타던 친구가 사고로 죽었다.
유령과 친구의 사고사를 딱히 연결할 이유도 없었지만
그곳은 원래 바이크로 인한 인명사고가 많은 지점이었다.

친구가 죽은 지 1년쯤 지나서 모두 함께 드라이브를 갔을 때,
한밤중에 마침 그 고갯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조금 더 가면 그 녀석이 죽은 고개야. "
"그래, 이 근처였어. "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샌가
우리 차 앞에 바이크 한 대가 달리고 있었다.
"저 바이크는 언제부터 우리 앞에 있었지? "

한동안 거리를 유지하면서 달렸지만
얼마 안 있어 그 바이크가 방해물로 느껴졌다.

"추월해, 추월해. "
다들 그렇게 부추겼고
운전하던 친구도 점점 그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속도를 높였지만 바이크도 차에 맞추듯이 속도를 높였다.
좀처럼 추월할 수가 없었다.

운전하던 친구는 마치 빨려들어가듯이
바이크의 테일램프를 보면서 운전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 고갯길에는 차와 바이크 이외에
도로를 달리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바이크도 차도 상당히 높은 속도로 고개 꼭대기까지 올라갔을 때,
반대쪽 차선에서 강렬한 헤드라이트 빛이 비쳐서
거기 비친 오른쪽 커브를 보고 제정신으로 돌아와 핸들을 꺾었다.
반대차선에서는 대형트럭이 굉음과 함께 지나갔다.

문득 깨달았다.
지금까지 앞에 있던 바이크가 없었다.

이상해서 모두들 뒤돌아봤더니
바이크는 가드레일을 스윽 통과하여 비탈길의 경사각도를 유지한 채
하늘 높이 올라가서 산골짜기 사이로 날아갔다.

"야, 저게 소문의 유령 바이크 아니냐? "

누군가가 그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바이크가 한대 더 가드레일을 통과하더니
방금 그 바이크 뒤를 따라갔다.

"저 바이크 어디서 본 적 없어? "
죽은 친구와 제일 친했던 F가 말했다.

"작년에 사고로 죽은 그 녀석의 바이크 아니야?
그 녀석, 아직도 저 유령 바이크를 쫓아서 이런 곳을 헤매고 있었구나……. "

나는 그것이 친구의 바이크인지 아닌지 몰랐지만
두 개의 빛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던 광경은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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