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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87화. 서퍼(surfer)가 본 것

아이치(愛知)현에 서퍼들의 메카로 일컬어지는 곶이 있다.
※곶 : 바다 쪽으로 좁고 길게 뻗어 있는 육지의 한 부분.
서퍼들은 대체로 밤중에 찾아가서 아침 일찍 해변에 나간다고 한다.

그 사람도 그날 밤에 도착해서 제방을 따라 차를 세워놓고 눈을 붙였다.
바다 냄새와 높은 파도소리에 기분이 좋았다.
가끔씩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 같기도 했지만
자기같은 서퍼들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밤은 좀처럼 잠들 수가 없었는데 몸만 뒤척이며 누워있으려니
찰박, 찰박, 찰박, 찰박 하고 사람이 맨발로 걷는 소리가 났다.

그는 무심코 발소리의 주인을 봤다가
움찔하며 자기 눈을 의심했다.

거기서 걸어가는 것은 썩어 문드러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발소리는 보통 사람 발소리처럼 들렸다.
그러나 그 모습은……

그는 그것이 질척질척하게 썩은
사람같은 형상이었다고 말하고는 입을 닫았다.
그것은 무슨 행동을 하려는 것 같지도 않았고 그냥 지나갈 뿐이었다.

그날은 기분이 나빠서 서핑을 할 마음이 생기지 않아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실제로 그곳에 서퍼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은 예전부터 있었다.
파도에 휩쓸려들어가 방파제 밑바닥에 걸린 채
아직 시신이 떠오르지 않는 서퍼들 중 누군가가
유령이 되어 돌아다니는 일이 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른 뒤, 그 곶에 가서 서퍼 몇 명에게 소문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봤다는 사람이 몇 명 있었지만
봤다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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