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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91화. 신사(神社)의 개

알고 지내는 여성이 똑같은 꿈을 자주 꾼다던 때가 있었다.
그 꿈에는 항상 같은 신사(神社)가 나오는 것이었다.

매일 밤마다 너무 똑같은 꿈을 꾸어서
어떤 사람에게 그 신사의 모습을 자세하게 이야기한 결과,
아무래도 그곳은 큐슈(九州)의 아소(阿蘇) 신사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그녀는 당장 도쿄에서 큐슈의 아소 신사까지 찾아갔다.
과연 아소 신사는 꿈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 큰 신사는 아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참배하러 온 사람도 없었고 신관도 무녀도 보이지 않았다.

작은 신사 뒤로 돌아갔더니 큰 나무등걸이 있어서
그녀는 거기 앉았다.
언제 그곳에 나타났는지 개 두 마리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 개들은 뭐라고 형용할 수 없으리만큼 아름다웠다고 한다.

한 마리는 스피츠가 커진 것 같은 순백색 털을 가진 개,
또 한 마리는 덩치가 더 컸고 시바견을 많이 닮은 순백색 개였는데
당당한 위엄마저 느껴졌다.
둘 다 털 손질이 잘 되어 있었지만 목걸이가 없었다.

개 두 마리를 본 순간, 그녀는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늠름함과 아름다움을 느꼈다.
성스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한다.

그 개들은 부르지도 않았는데 다가와서
무릎 위에 머리를 올리고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어리광을 피웠다.
그녀가 개의 머리를 세 번 쓰다듬자
개들은 신사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두 마리의 뒷모습이 무척 사이가 좋고 서로 아끼는 것처럼 보였다.
무심코 그 개들의 뒤를 따라갔더니
개들과 거의 동시에 신사 모퉁이를 돌았는데
그 개들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놀라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그곳에는
참배하러 온 사람들과 무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 무녀의 춤을 보고 있으려니
도저히 방금 전까지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아소 신사에 다녀온 뒤에는
똑같은 신사가 꿈에 보이는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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