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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97화. 록코(六甲)의 '우녀'
링크 1 : '쿠단(件)'에 관한 네 가지 이야기
링크 2 : 소(牛)의 얼굴을 가진 여자
링크 3 : 카부토야마(甲山)의 사당
링크 4 : 골방에 갇혀 있던 것

"우녀 이야기 들은 적 없어? "
내가 어느 후배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말하자면 후배도 아시야(芦屋)시 근처에 고향집이 있다고 해서
별 생각 없이 물어본 것이었다.

"어, 우녀 이야기를 아세요? "
오히려 후배가 되물어서 내가 놀랐던 것을 기억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말한 '우녀'와는 전혀 다른 것 같았다.
그러나 나중에 의외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일단 그가 말하는 '우녀'를 여기 소개해 보겠다.

그는 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자주 친구들을 데리고 록코산(六甲山) 주변을 달린다.
그런데 록코산의 뒷산 근처에 있는 신사(神社) 경내에
모자(母子)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그 친구들 사이에서 떠돌았다.

그러면 그 유령을 한번 봐 주겠다고
그의 친구들 몇 명이 바이크를 줄지어 타고
실제로 거기 간 것이 이 일의 발단이었다.

그때까지는 그 모자 유령 이야기가 유명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단순한 소문 정도였다.
그러나 유령이 나오는 장소도 시간도 소문으로는 확실히 정해져 있었다.

그 유령이 나오는 것은 오전 2시.
축3시(오전 2시 ~ 2시 반)에 나오는 여자와 아이 유령.
이름하여 '축녀'라는 것이다.
※일본어로는 우녀(牛女)와 축녀(丑女) 둘 다 우시온나(うしおんな)로 발음이 같음.

그리고 한밤중에 바이크를 타고 신사에 찾아간 젊은이들은
바이크를 신사 앞에 옆으로 세우고, 손전등을 들고 신사 경내에 들어갔다.

칠흑같이 어두운 경내.
그 중심에 있는 신사 건물의 격자문을 열고 안에 들어갔다.
그리고 침침한 등불을 켜고 소곤소곤 유령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동안 이야기를 하다가 누가 "안 나오잖아" 라고 했을 때,
휙 바람이 바뀐 듯한 느낌이 들어서 모두 건물 밖을 봤더니

있었다.

"으아악ㅡ!!! "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바이크를 주차한 장소까지 뛰어가서
각자 바이크에 올라타고 급발진으로 그 신사를 떠났다.

"나왔지!? "
"응, 나도 봤어. "
"소문이 정말이었어. "
"응, 응."

한참 달렸을 때였다.
누군가가 바이크 한 대가 따라오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야, 바이크가 모자라. "
"어? 아! 그 녀석이 안 왔어! "
"어떻게 된 거지? "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다시 그 신사까지 돌아가기로 했다.
생각한 대로 신사 앞에 바이크 한 대가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그 녀석, 아직 경내에 있는 걸까……. "

걱정됐다.
걱정됐지만 그 신사에 들어가서 그를 찾을 용기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침까지 모두 함께 기다리기로 하고
아침해가 경내를 비출 때까지 거기서 기다렸다.

드디어 아침해가 주변을 흐릿하게 비추기 시작했다.
그럴 때 미약한 햇빛이라도 있으면 주위의 양상이 얼마나 달라지던가.

모두 신사 경내를 향해 걸어들어갔다.
과연 경내에 그가 기절해서 쓰러져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도 한동안은 반쯤 미친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가족들이 입원을 시켰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배 본인을 포함한
바이크 친구들 다섯 명이 다시 그 신사에 '축녀'를 보러 갔다.

바이크는 겁이 난다는 이유로
승용차 한 대에 다섯 명이 어깨를 붙이고 앉아서
한밤중에 그 신사를 찾아갔다.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도록 출구 방향으로
경내 앞 광장에 차를 세웠다.
헤드라이트가 형형히 진행방향을 비췄다.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는 L에 넣어서
언제든지 발진할 수 있는 상태로 해 놓고 라디오 볼륨을 높였다.
그리고 문을 열지 않고 그대로 차 안에서 대기했다.

유령이 나오는 곳은 신사 경내였다.
바꿔 말하자면 여기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었다.
그건 알지만, 공기에서 묘하게 한기가 끼쳐서
아무도 차에서 한 발도 나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시각은 오전 2시가 넘었다.
5분이 지나고, 10분이 경과했다.
아무 것도 안 나온다고 안심 반, 실망 반인 분위기가 되었을 때,
뒷좌석에 앉은 사람들 중 한 명이 괴성을 질렀다.

"으아악ㅡ 나왔다ㅡ!! "

"왜 그래? 어디 있어!? "
"앞, 앞, 앞!! "
그는 반쯤 광란을 일으키며 앞을 가리켰다.
차 앞은 헤드라이트에 비쳐서 잘 보였지만 아무도 없었다.

"없잖아. "
"백미러!! "
헉 하며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봤다.

유치원 원복을 입은 어린 남자아이가
테일램프 빛을 받으며 서 있는 것이 백미러에 똑똑히 비쳤다.

"나왔다ㅡ!! "
차를 급발진시켜 간신히 돌아왔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아이는 정말 유령이었을까 하는 것이 역시 신경쓰인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보통 어린이였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근처에 사람이 사는 집이 없는 신사에
그것도 오전 2시의 암흑 속에 오도카니 서 있던 그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다.
역시 그 아이는 유령인 걸까.
이것이 그가 체험한 '우녀'였다.

축(丑)3시에 나오니까 '축녀(丑女)'.
옛날부터 유령은 초목(草木)도 잠자는 축3시에 나온다고 전해져 왔다.
그렇다고 해서 '축 무엇무엇'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유령도 여자만 나오는 게 아니라 아이도 나오니까
'모자(母子) 유령'이나 '애 딸린 유령', 혹은 신사 이름을 따서
'○○신사 유령' 등으로 불리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축3시에 나타나는 여자 유령이라서 '축녀'.
그 이름은 젊은 사람들의 센스인가,
아니면 밑바탕에 뭔가 있는 것인가.

여담이지만 1988년 '주간 아사히(朝日)'에
록코산의 롤링족※ 사이에서 떠도는 망령에 대한 소문들 중에
'소 인간(牛人間)'이라고 불리는 것이 출현한다는 짧은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롤링족(rolling族), 드리프트족(drift族):산이나 고개 등 커브가 많은 공공도로에서
자동차로 고속 드리프트 주행(뒷바퀴를 옆으로 미끄러지게 하는 커브주행)을 하며
기술을 겨루는 운전자 집단. 소음이나 교통안전 등에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출처 : 일본 goo 국어사전.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이니셜 D' 참조.

그것은 롤링족들에게 '소 인간'으로 불리는 공포의 대상이다.
목 아래가 검은 소, 머리가 한냐(※般若:두 개의 뿔이 난 귀녀(鬼女)) 얼굴.
이것이 앞다리 두 개와 뒷다리 두 개로 달려 쫓아온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우녀'와는 아래위가 반대지만
'한냐'라고 하는 걸 보면 이것도 여자일 것이다.
즉, 이것도 '우녀'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록코산 주변에 존재하는 '우녀'는
아직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할 것이다.
무엇인가 '우녀', '소 인간'에 관한 정보가 있으면
부디 우리(※키하라, 나카야마)에게 알려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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