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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99화. 백물어(百物語) 취재
교토(京都)에 사는 프리랜서 작가의 이야기다.
취재를 하고 밤 늦게 귀가했는데
아는 편집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이, 자네. 분명히 유령 같은 건 안 믿는다고 했지? "
"예. 그런데 그건 왜요? "
"그럼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절에 취재하러 가 줬으면 하는데. "
"저, 방금 집에 왔는데요. 오늘 밤에는 좀 봐주세요. "
"에이, 그러지 말고. "
완고한 편집장의 말에 못 이겨
그 작가는 혼자서 차를 타고 편집장이 말한 장소로 달려갔다.
그곳은 교토 교외에 있는, 들어본 적도 없는 오래된 절이었다.
거기서 오늘 밤에 '백물어'가 있다고 했다.
"'백물어'를 달성했을 때, 뭔가가 일어난다는 말이 옛날부터 있지.
어쩌면 거기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그걸 취재하는 걸세. "
편집장의 그 말에, 별 희한한 취재도 다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여름 기삿거리 중 하나겠거니 하면서 시골길을 달렸다.
때마침 괴괴하게 가라앉은 날씨였다.
편집장이 가르쳐 준 대로 길을 갔더니 오래된 절이 보이기 시작했다.
절 본당에 희미한 빛이 보였다.
자잘한 촛불밖에 없어서 주위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10명쯤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둥글게 둘러앉아 있었다.
작가도 본당 구석에 정좌를 하고 앉았다.
"다 모이신 것 같네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처음 한 명이 이렇게 운을 떼면서 '백물어'가 시작되었다.
"저는 이렇게 죽었어요. "
이야기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야기를 시작할 때 그렇게 말하던 것만은 기억한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낮에 취재하느라 피로가 쌓이기도 했고
그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헉 하며 잠이 깼을 때는 격자 틈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10명의 실루엣만 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주위는 마치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백물어'는 끝난 것일까.
"저기…… 끝난 거 맞죠? 아무것도 안 나왔죠? "
여전히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진을 찍으려고 일어서자
그 10명의 실루엣이 씨이이익 웃었다.
암흑 속에서 씨익 웃는 그 입의 흰 치아만
마치 둥둥 뜬 것 같았다고 한다.
'뭔가 이상하다. '
그는 그때 처음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절에 올 때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였는데
어째서 달빛이 격자 사이로 비치는 것인가.
여기 있는 10명은 도대체 뭔가.
의문이 줄줄이 떠오르기 시작한 순간,
그는 자신이 비를 맞으며
칠흑같이 어두운 묘지 한복판에 앉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럴 수가! "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가서 당장 편집장에게 전화했다.
편집실에는 아무도 없어서 편집장의 자택에 전화를 걸었다.
"편집장님, 역시 있었어요. 있었다고요! "
흥분해서 조금 전까지 있었던 일을 보고했다.
그러나 편집장은,
"자네 바본가? "
라는 게 아닌가.
"지금이 몇 시인 줄 아나? 취재? 난 그런 전화 한 적 없네! "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어졌다.
그 뒤로 그는 유령의 존재를 믿게 되었다고 한다.
여우에게 홀린 것 같은 체험일지도 모르지만
여우가 사람을 홀릴 수 있다면
죽은 인간은 분명히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자신이 그런 능력의 테스트 대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괴이한 것들을 믿게 되었다고 한다.
※thering(더링)님의 블로그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에
이 이야기로 NHK 위성채널에서 TV드라마를 방영했던 영상이 있어서 링크합니다.
http://thering.co.kr/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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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첫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99화. 백물어(百物語) 취재
교토(京都)에 사는 프리랜서 작가의 이야기다.
취재를 하고 밤 늦게 귀가했는데
아는 편집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이, 자네. 분명히 유령 같은 건 안 믿는다고 했지? "
"예. 그런데 그건 왜요? "
"그럼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절에 취재하러 가 줬으면 하는데. "
"저, 방금 집에 왔는데요. 오늘 밤에는 좀 봐주세요. "
"에이, 그러지 말고. "
완고한 편집장의 말에 못 이겨
그 작가는 혼자서 차를 타고 편집장이 말한 장소로 달려갔다.
그곳은 교토 교외에 있는, 들어본 적도 없는 오래된 절이었다.
거기서 오늘 밤에 '백물어'가 있다고 했다.
"'백물어'를 달성했을 때, 뭔가가 일어난다는 말이 옛날부터 있지.
어쩌면 거기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그걸 취재하는 걸세. "
편집장의 그 말에, 별 희한한 취재도 다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여름 기삿거리 중 하나겠거니 하면서 시골길을 달렸다.
때마침 괴괴하게 가라앉은 날씨였다.
편집장이 가르쳐 준 대로 길을 갔더니 오래된 절이 보이기 시작했다.
절 본당에 희미한 빛이 보였다.
자잘한 촛불밖에 없어서 주위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10명쯤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둥글게 둘러앉아 있었다.
작가도 본당 구석에 정좌를 하고 앉았다.
"다 모이신 것 같네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처음 한 명이 이렇게 운을 떼면서 '백물어'가 시작되었다.
"저는 이렇게 죽었어요. "
이야기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야기를 시작할 때 그렇게 말하던 것만은 기억한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낮에 취재하느라 피로가 쌓이기도 했고
그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헉 하며 잠이 깼을 때는 격자 틈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10명의 실루엣만 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주위는 마치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백물어'는 끝난 것일까.
"저기…… 끝난 거 맞죠? 아무것도 안 나왔죠? "
여전히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진을 찍으려고 일어서자
그 10명의 실루엣이 씨이이익 웃었다.
암흑 속에서 씨익 웃는 그 입의 흰 치아만
마치 둥둥 뜬 것 같았다고 한다.
'뭔가 이상하다. '
그는 그때 처음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절에 올 때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였는데
어째서 달빛이 격자 사이로 비치는 것인가.
여기 있는 10명은 도대체 뭔가.
의문이 줄줄이 떠오르기 시작한 순간,
그는 자신이 비를 맞으며
칠흑같이 어두운 묘지 한복판에 앉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럴 수가! "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가서 당장 편집장에게 전화했다.
편집실에는 아무도 없어서 편집장의 자택에 전화를 걸었다.
"편집장님, 역시 있었어요. 있었다고요! "
흥분해서 조금 전까지 있었던 일을 보고했다.
그러나 편집장은,
"자네 바본가? "
라는 게 아닌가.
"지금이 몇 시인 줄 아나? 취재? 난 그런 전화 한 적 없네! "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어졌다.
그 뒤로 그는 유령의 존재를 믿게 되었다고 한다.
여우에게 홀린 것 같은 체험일지도 모르지만
여우가 사람을 홀릴 수 있다면
죽은 인간은 분명히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자신이 그런 능력의 테스트 대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괴이한 것들을 믿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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