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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두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1화. 가보(家寶) 이야기 -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우리 집에 이상한 것이 가보로 내려오고 있다.
오동나무 상자에 '영포(靈鮑)'라고 되어 있고
그 속에 전복껍데기 한 개가 들어 있다.
크기는 두 손을 쫙 펼친 것 정도인데
그 전복껍데기 안쪽에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
이른바 남묘호랭교(※南無妙法蓮華經을 일본어 발음으로 읽은 것.
정확하게는 '남묘호렝게쿄')라는 문자가
세로로 선명하게 솟아나와 있는 것이다.
이것은 도대체 언제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전복껍데기 안쪽에 이런 문자를 돋아나게 한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어떠한 약품으로 가공하여 토산물(土産物)로 내다팔던 것일까?
아니면 포교(布敎)적 의미의 성스러운 유물로 공예사가 새긴 것인가?
거듭 말하지만 이 조개껍데기의 불가사의한 점은
자연상태의 전복껍데기 안쪽에 문자가 솟아나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정말로 가능한 것인가?
이 가보를 본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리고 이 전복껍데기와 함께 오래된 책이 첨부되어 있다.
내 선조가 쓰던 것으로 여겨지는 소요집(小謠集)을 엮은 책,
즉, 노래책인데 그 책 뒤표지에 다음과 같은 문자가 쓰여 있다.
くとくむしん さどの浜に うかびたまふ
케이쵸(慶長) 3년 1월 1일
즉, '공덕무진(功德無盡) 사도※ 바닷가에 떠오르시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케이쵸 3년이라면 서기 1598년,
아즈치 모모야마(安土桃山) 시대의 연호(年號)다.
※사도(佐渡) : 니이가타(新潟)현 사도가시마(佐渡島) 섬
도대체 이것은 어떤 의미인가?
사실, 이 전복은 일련종(※日蓮宗 : 불교 종파) 고승(高僧)이
사도 섬에서 박해당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일련종 스님에 얽힌 이런 전설이 있다.
일련종 스님이 사도 섬에 귀양갔을 때,
스님은 단독으로 사도 섬에 건너갔다.
때는 분에이(文永) 8년(1271년) 10월 21일.
질풍노도의 하늘에 폭풍이 미쳐 날뛰었다고 한다.
스님이 탄 배는 혼란에 빠졌고 선장은 소리높여 울부짖었다.
그때 스님은 배 상앗대를 잡고, 치솟는 파도에 맞서
남묘호렝게쿄(南無妙法蓮華經)
라는 경문을 허공에 썼다.
그러자 바람이 멎고 배는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그 뒤로 사도 섬 바닷가에서는
'나무묘법연화경'이라고 새겨진 전복껍질을
백년에 한번씩 어부가 발견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수많은 일련종 고승 전설에서는
이러한 부분은 생략되고 말았지만
'사도 바닷가에 떠오르셨다', '나무묘법연화경이 새겨진 전복'은
바로 이것이라는 것이다.
언제부터 이것이 우리 집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정말 이것이 사도 섬 해변에 떠오른 전복껍데기라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
그런데 또 하나, 우리 집에는 가계도(家系圖 : 족보)도 남아 있는데
나카야마(中山) 가문의 시조는 시로자에몽(城左衛門)이라는 사람이며
사도 섬에 유배당한 일련종 스님의 사면장(赦免狀)을 가지고
가마쿠라 막부(鎌倉幕府)로 달려간, 스님의 수제자였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의 진위(眞僞)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 집에 남아있는 신비한 전복껍데기는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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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두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1화. 가보(家寶) 이야기 -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우리 집에 이상한 것이 가보로 내려오고 있다.
오동나무 상자에 '영포(靈鮑)'라고 되어 있고
그 속에 전복껍데기 한 개가 들어 있다.
크기는 두 손을 쫙 펼친 것 정도인데
그 전복껍데기 안쪽에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
이른바 남묘호랭교(※南無妙法蓮華經을 일본어 발음으로 읽은 것.
정확하게는 '남묘호렝게쿄')라는 문자가
세로로 선명하게 솟아나와 있는 것이다.
이것은 도대체 언제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전복껍데기 안쪽에 이런 문자를 돋아나게 한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어떠한 약품으로 가공하여 토산물(土産物)로 내다팔던 것일까?
아니면 포교(布敎)적 의미의 성스러운 유물로 공예사가 새긴 것인가?
거듭 말하지만 이 조개껍데기의 불가사의한 점은
자연상태의 전복껍데기 안쪽에 문자가 솟아나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정말로 가능한 것인가?
이 가보를 본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리고 이 전복껍데기와 함께 오래된 책이 첨부되어 있다.
내 선조가 쓰던 것으로 여겨지는 소요집(小謠集)을 엮은 책,
즉, 노래책인데 그 책 뒤표지에 다음과 같은 문자가 쓰여 있다.
くとくむしん さどの浜に うかびたまふ
케이쵸(慶長) 3년 1월 1일
즉, '공덕무진(功德無盡) 사도※ 바닷가에 떠오르시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케이쵸 3년이라면 서기 1598년,
아즈치 모모야마(安土桃山) 시대의 연호(年號)다.
※사도(佐渡) : 니이가타(新潟)현 사도가시마(佐渡島) 섬
도대체 이것은 어떤 의미인가?
사실, 이 전복은 일련종(※日蓮宗 : 불교 종파) 고승(高僧)이
사도 섬에서 박해당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일련종 스님에 얽힌 이런 전설이 있다.
일련종 스님이 사도 섬에 귀양갔을 때,
스님은 단독으로 사도 섬에 건너갔다.
때는 분에이(文永) 8년(1271년) 10월 21일.
질풍노도의 하늘에 폭풍이 미쳐 날뛰었다고 한다.
스님이 탄 배는 혼란에 빠졌고 선장은 소리높여 울부짖었다.
그때 스님은 배 상앗대를 잡고, 치솟는 파도에 맞서
남묘호렝게쿄(南無妙法蓮華經)
라는 경문을 허공에 썼다.
그러자 바람이 멎고 배는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그 뒤로 사도 섬 바닷가에서는
'나무묘법연화경'이라고 새겨진 전복껍질을
백년에 한번씩 어부가 발견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수많은 일련종 고승 전설에서는
이러한 부분은 생략되고 말았지만
'사도 바닷가에 떠오르셨다', '나무묘법연화경이 새겨진 전복'은
바로 이것이라는 것이다.
언제부터 이것이 우리 집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정말 이것이 사도 섬 해변에 떠오른 전복껍데기라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
그런데 또 하나, 우리 집에는 가계도(家系圖 : 족보)도 남아 있는데
나카야마(中山) 가문의 시조는 시로자에몽(城左衛門)이라는 사람이며
사도 섬에 유배당한 일련종 스님의 사면장(赦免狀)을 가지고
가마쿠라 막부(鎌倉幕府)로 달려간, 스님의 수제자였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의 진위(眞僞)는 전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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