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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두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4화. 금 불상

A씨의 어릴 적 이야기다.

한밤중에 갑자기 A씨가 자다가 말고 벌떡 일어나서는 종종걸음으로 어딘가 가서
어디서 났는지 수건을 들고 잠자리에 돌아와
갑자기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부모님이 깜짝 놀라서 달래 주었지만 A씨는 도통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울었던 기억조차 전혀 없는 것이었다.

다음날도 역시 똑같이 수건을 가져와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 밤에도…….

그런 일이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어서 소아과 진단을 받았지만
질병도 아닌 것 같고, 어린애가 밤에 우는 것 가지고 일일이 상담하냐는 식으로
그다지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소아과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어느 퇴마사를 소개해 주었다.

"어느 방이죠? "
"예, 항상 이 방에서 재우는데요. "
"으음……. "

퇴마사는 한참 고개를 숙이고 중얼중얼 주문같은 말을 읊더니

"이 방 다다미를 걷어내고 방바닥을 파 보세요. "
"예? 뭐가 잘못됐습니까? "

가족이 묻자
"이 밑에 작은 불상이 떠내려와서 묻혀 있거든요. "
라고 대답했다.

"떠내려왔다고요?
아니, 저희 집은 증조할아버지 대에서 지은 집이고
근처에 강이나 하천도 없고 물건이 떠내려올 일이 없는데요……. "

"아니에요. 불상이 거기 묻혀 있어요.
그리고 그 불상은 떠내려온 겁니다.
원래 이런 데 있었던 게 아니에요. "

퇴마사가 더 완강하게 말을 하기에 그 말대로 그 방을 파헤쳐 보니,
겨우 5~6cm 파기도 전에 정말로 길이 5cm 정도 되는 작은 금 불상이 나왔다.
가족들이 놀라는 것을 본 퇴마사는

"이제 제가 할 일은 끝났으니 그 불상을 소중히 보관하세요. "
라고 하며 떠났다.

"와, 정말로 이런 일도 있구나……. "

집안 사람들은 놀라고 황송해하며
그 금불상을 종이에 싸서 불단 속에 놓아두었다.

그리고 이제 해결됐다며 마음놓고 잠을 청하던 그날 밤.

A씨는 갑자기 엄청난 고열에 시달리면서 전혀 열이 식지 않았다.
가족들은 병원에 데리고 가려다가
'잠깐, 어제까지 밤마다 그렇게 울다가 오늘은 열이라니?' 하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결국 한밤중에 퇴마사 집에 달려가서 아이가 이상하다고 말하자,
"앗, 이런! "
하면서 퇴마사가 당황해서 뛰어나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함께 A씨네 집으로 가던 중,

"그 불상은 어떻게 하셨어요? "
라고 퇴마사가 물었다.

"사람 손이 안 닿게 조심조심 종이에 싸서 불단 안에 모셔놨습니다. "
"사람 손이 안 닿게요? 안 만지셨다는 말씀이죠? 그럼 땅에서 파낸 그대로입니까? "
"예, 그렇죠. "
"아이고! 얘기하는 걸 깜박했네! "

집에 도착하자 퇴마사는 A씨 가족들을 불러모았다.

"그 불상을 물에 깨끗이 씻으세요.
그리고 이 댁 가장(家長) 되시는 분의 묘에
깨끗한 와시(※和紙 : 우리나라로 치면 한지에 해당하는 일본 전통 종이)로 싸서 묻어 달라고 합니다.
저도 불상이 나온 것만 보고 긴장이 풀려서 깜박 잊어버렸는데
이왕 자기를 찾아냈으면 깨끗이 씻어 달라고 부처님이 호소하고 있습니다. "

집안 사람들은 서둘러 칫솔로 불상을 깨끗이 닦아
반짝반짝 윤이 나게 씻어서 와시에 싼 다음 작은 상자에 넣고
퇴마사의 말대로 묘 옆에 묻었다.

그 순간, A씨는 거짓말같이 열이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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