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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두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6화. 염라대왕
이것은 내가 아는 사람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경야※ 자리에서 할머니가 처음 시작하셨다는 기묘한 이야기다.
(※경야(經夜) : 죽은 사람을 장사 지내기 전에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들이 관 옆에서 밤을 새워 지키는 일)
어느 섣달 그믐날 밤, 할머니와 고모가
메밀국수를 먹으려고 가까운 메밀국수집에 들어갔다.
(※일본은 12월 31일 밤에 메밀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고모가 속이 안 좋다며 메밀국수를 토했다.
고모가 너무 괴로워해서, 당황한 할머니가 집으로 데려갔다.
거실에서 TV를 보던 할아버지도 놀라서
둘이서 고모를 안아다가 불간(佛間)에 있던 침대에 눕혔다.
잠시 후, 고모는 의식이 돌아왔다.
자리에서 일어난 고모는 기묘한 이야기를 했다.
눈을 떠 보니 칠흑같이 캄캄한 방 안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침대 옆에 커다란 사람이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어느새 누가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게 아닌가.
그 사람의 무게 때문에 침대가 삐걱거렸다.
누구냐고 물어보려는 순간, 그 거대한 사람같은 것이
풀쩍 뛰어오르더니 고모의 배 위에 쿵 하고 올라탔다.
그 거대한 사람이, 고모의 말을 빌리자면 '염라대왕'이었던 것이다.
머리에 검은 염라대왕 모자를 쓰고, 큼직한 눈과 입,
그리고 풍성한 수염이 딱 염라대왕이었다.
그 남자가 커다란 장부 같은 것을 꺼내더니
고모의 가슴 위에 쿵 내려놓았다.
그리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파바바바바박 소리가 나게
엄청난 속도로 페이지를 넘기면서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라고 물었다.
"나는……. "
고모가 이름을 말하자, 페이지를 넘기던 것을 멈추고
펼쳐진 페이지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그리고 "너는 죽기로 되어 있다" 라고
땅이 울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모는 "죽기 싫어요. 살려주세요" 라고 했지만
염라대왕은 "안된다. 너는 죽는다" 라며 고모에게 눈을 부라렸다.
그때 고모는 '아, 이제 죽는구나. 염라대왕이 나를 데려가는 건가?' 하며
각오를 하고 마음 속으로 염불을 했다.
그러자 그때, 문이 활짝 열리며 할아버지가 들어왔다.
그리고 불단 앞에 앉더니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 나무묘법연화경, 나무묘법연화경……. "
이라고 외기 시작했다.
그 순간, 염라대왕은 암흑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나중에 할아버지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그때 이상하게 가슴이 쿵닥대는 게야.
'딸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불단 앞에서 염불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불단방 문을 열었더니 딸내미 위에 커다란 도깨비가 앉아 있어.
정신없이 염불을 외었단다. "
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이제 이 이야기를 해도 될 거라 생각했다고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그리고 할머니 곁에서 고모가 숙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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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두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6화. 염라대왕
이것은 내가 아는 사람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경야※ 자리에서 할머니가 처음 시작하셨다는 기묘한 이야기다.
(※경야(經夜) : 죽은 사람을 장사 지내기 전에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들이 관 옆에서 밤을 새워 지키는 일)
어느 섣달 그믐날 밤, 할머니와 고모가
메밀국수를 먹으려고 가까운 메밀국수집에 들어갔다.
(※일본은 12월 31일 밤에 메밀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고모가 속이 안 좋다며 메밀국수를 토했다.
고모가 너무 괴로워해서, 당황한 할머니가 집으로 데려갔다.
거실에서 TV를 보던 할아버지도 놀라서
둘이서 고모를 안아다가 불간(佛間)에 있던 침대에 눕혔다.
잠시 후, 고모는 의식이 돌아왔다.
자리에서 일어난 고모는 기묘한 이야기를 했다.
눈을 떠 보니 칠흑같이 캄캄한 방 안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침대 옆에 커다란 사람이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어느새 누가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게 아닌가.
그 사람의 무게 때문에 침대가 삐걱거렸다.
누구냐고 물어보려는 순간, 그 거대한 사람같은 것이
풀쩍 뛰어오르더니 고모의 배 위에 쿵 하고 올라탔다.
그 거대한 사람이, 고모의 말을 빌리자면 '염라대왕'이었던 것이다.
머리에 검은 염라대왕 모자를 쓰고, 큼직한 눈과 입,
그리고 풍성한 수염이 딱 염라대왕이었다.
그 남자가 커다란 장부 같은 것을 꺼내더니
고모의 가슴 위에 쿵 내려놓았다.
그리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파바바바바박 소리가 나게
엄청난 속도로 페이지를 넘기면서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라고 물었다.
"나는……. "
고모가 이름을 말하자, 페이지를 넘기던 것을 멈추고
펼쳐진 페이지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그리고 "너는 죽기로 되어 있다" 라고
땅이 울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모는 "죽기 싫어요. 살려주세요" 라고 했지만
염라대왕은 "안된다. 너는 죽는다" 라며 고모에게 눈을 부라렸다.
그때 고모는 '아, 이제 죽는구나. 염라대왕이 나를 데려가는 건가?' 하며
각오를 하고 마음 속으로 염불을 했다.
그러자 그때, 문이 활짝 열리며 할아버지가 들어왔다.
그리고 불단 앞에 앉더니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 나무묘법연화경, 나무묘법연화경……. "
이라고 외기 시작했다.
그 순간, 염라대왕은 암흑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나중에 할아버지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그때 이상하게 가슴이 쿵닥대는 게야.
'딸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불단 앞에서 염불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불단방 문을 열었더니 딸내미 위에 커다란 도깨비가 앉아 있어.
정신없이 염불을 외었단다. "
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이제 이 이야기를 해도 될 거라 생각했다고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그리고 할머니 곁에서 고모가 숙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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