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두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7화. 저승사자 1

젊은 연기자 M씨가 중학교 때 겪은 일이다.
M씨는 그 당시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주변이 아직 어두운 새벽,
맨션 5층 첫번째 집의 현관문에 달린 우편함에 신문을 밀어넣고
맨션 안의 콘크리트 계단을 뛰어서 내려가려고 했다.

그런데 밑에서
탕, 탕, 탕,
하고 계단을 올라오는 구둣발 소리가 울렸다.

M씨는 다른 신문 배달원일 거라 생각하고
인사를 하려고 층계참으로 비켜 주었다.
그 구둣발 소리는 빠른 걸음으로
탕, 탕, 탕 하고 이쪽으로 올라왔지만
발소리를 내는 사람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발소리만 M씨의 눈 앞을 지나갔다.

'엑! '
기분 탓인지, 아니면 다른 소리가 콘크리트에 울리는 건지…….
아니, 분명히 무언가가 계단을 올라와서 계속 올라가고 있다.

M씨는 그대로 거기 서서 발소리가 향하는 방향을 눈으로 쫓아갔다.
조금 전에 M씨가 신문을 넣었던 5층 첫번째 집 앞에서
그 발소리가 뚝 끊겼다.

그리고 동시에
통! 하는 소리를 내며
현관문에 꽂아놓은 신문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 소리가 맨션 안에 토옹― 하고 크게 울렸다.

"으악! "
무슨 일이 생긴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순간에 공포가 온 몸을 덮쳤다.
M씨는 있는 힘을 다해서 그 계단을 뛰어내려와 그대로 도망쳤다고 한다.

신문 보급소에 도착해서 직원에게 그 이야기를 했지만 믿어주지 않았다.
그날 학교에서도, 아침에 본 것을 말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서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오후에는 수업을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 맨션에 가 보았던 것이다.

그랬더니 그 맨션 앞에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 있었고
경찰차와 구급차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무슨 사건이 있었던 모양이다.
웅성웅성대는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가 M씨의 귀에 들어왔다.

가족들을 죽이고 자살……
일가족 중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새벽 4시경……
5층의 A씨……

그 5층 첫번째 집, 그 발소리가 들어간 곳, 그리고 바로 그 시각!

그 뒤로 한동안 M씨는 노이로제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영능력자를 만날 기회가 생겨서 그 일을 상담했더니
영능력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영(靈)이라는 것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어.
단지, 사람은 그것을 보려고 하지 않으니까 안 보이는 거지.
그래서 우리는 수행을 쌓아서 그것들이 보이도록 하는 거야.
다만, 영들도 고귀한 영부터 천한 영까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너는 그 중에서도 존엄한 영, 보려고 해도 볼 수 없는 영이 보이는 사람이야.
네가 본 건 저승사자란다.
나같은 영능력자들도 보고 싶다고 해서 볼 수 있는 게 아니야. "

M씨는 놀라서
"그런 무서운 건 안 보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되죠? "
라고 물었지만
"그게 네 운명이야. 그 능력을 갈고 닦으렴. "
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05-20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