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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두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8화. 저승사자 2

M씨라는 여성이 초등학교 3학년 가을 무렵에 체험한 이야기다.

M씨는 집 근처의 신사(神社)에서 혼자 놀고 있었다.
아직 낮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하늘이 저녁놀처럼 붉게 타고 있었다.

"아, 이제 집에 가야지……. "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해가 져서
눈 깜짝할 사이에 암흑에 휩싸였다.

"집에 가야 되는데, 집에 가야 되는데……. "
M씨는 뛰기 시작했다.
확실히 신사가 크긴 하지만, 이만큼 뛰었으면
벌써 경내(境內)를 벗어나고도 남았어야 한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신사에 있는 숲이 계속 이어져서
뛰어도 뛰어도 숲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집에 갈 거야, 집에 갈 거야. "
필사적으로 울부짖으며 더 빨리 달리는데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M씨는 달리면서 뒤를 돌아봤다.

뾰족하고 새까만 두건으로 머리를 덮어서 가린
검은 수도복(修道服) 차림의 커다란 사람이
예리하게 날이 선 초승달 모양 낫을 들고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M씨의 눈 앞에 부웅 하고 나타났다.

두건 속은 새까매서 보이지 않았지만
날카롭게 빛나는 눈만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해골을 연상시키는 큰 눈이었지만 표정은 없었다.

그것이 슬로모션처럼 낫을 치켜들고 다가오는 것이었다.

"살려줘―!!! "
M씨는 비명을 지르고 반쯤 울다시피 하며 필사적으로 숲 속을 달렸다.
어째서인지 주위에는 연못이나 우물같은 것들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길 옆에 강이 나타났다.

"건너야지, 여기를 건너야 돼……. "
울면서 다리를 찾다가,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외나무 다리가 있는 곳까지 있는 힘을 다해 뛰어가서
통나무 위를 비틀거리며 끝까지 다 건넜다.
그러자 검은 수도복을 입은 사람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아아, 살았다. "
M씨는 무심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런데 갑자기 누가 팔을 꽉 붙잡는 것이었다.

"꺄악! "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는데
"위험하잖아! 이런 데서 뭐하는 짓이야! "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보니, M씨의 손을 잡은 사람은 낯선 아저씨였다.
M씨는 철도 건널목 한복판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오기 직전이었다.

……그 건널목은 사람이 뛰어드는 사고가 무척 많은 장소였다.

"지금 생각하면, 서양의 사신(死神) 같아요. "
라고 M씨가 말했다.
"그 모르는 아저씨가 구해 주지 않았으면 저는 분명히 죽었을 테니까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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