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4화. 백마를 탄 갑옷 무사

대학 시절에 N군이라는 남자 후배가 있었다.
N군의 별명은 '야쿠자(※やくざ : 불량배, 깡패, 조폭)'.
뺨에 세로로 큰 흉터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 뺨을 만지면서 N군이 어느 날 이렇게 말했다.

"저는요, 사실은 지금 이 세상에 없었을 사람이에요. "

N군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가족끼리 드라이브를 갔던 날 일이다.
운전을 하던 아버지가 "앗!" 하고 외치는가 싶더니 핸들을 잘못 꺾었다.
그리고 그 순간,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아, 이제 끝이다. '
N군은 각오를 했다.

차는 앞쪽부터 바위에 부딪쳐, 가로세로로 끝없이 굴렀다.
눈에 보이는 바깥 풍경은 마치 슬로모션을 보는 것처럼 느릿느릿 회전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 그렇게 빙글빙글 도는 속에서
무슨 하얀 것이 N군 가족의 차를 향해 다가왔다.

따가닥따가닥, 따가닥따가닥, 따가닥따가닥 말발굽 소리를 울리며
빙빙 돌아가는 지면(地面)을 흔들림 없이 딛고 다가온
백마를 탄 갑옷 입은 무사.

풍경은 슬로모션인데 그 갑옷 무사의 움직임은 무서우리만치 민첩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차 옆에 말을 바싹 붙였다.

그 갑옷 무사가 N군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가로로 세로로 굴러떨어지는 차 옆에 딱 붙어서 말을 달리며
N군에게 손을 쑥 내밀었다.

'정신 차려라. 포기하면 안돼. '
……그런 말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무사의 손이 N군에게 닿았다고 느낀 순간, 기억이 끊어졌다.
N군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병원에 누워 있었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고
현장검증을 한 경찰이 말했다.
뒷좌석에 있었던 N군만 얼굴과 머리, 내장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이 아이는 살기 어렵겠어요. "
의사도 처음에는 포기했다.
그런데 뺨에 흉터만 남았고, N군도 기적적으로 소생하여 가족과 함께 살아난 것이었다.

"그 갑옷 입은 무사가 저를 구해준 거예요.
그건 꿈도 환상도 아니었어요. 분명히 이 눈으로 봤다고요.
그 무사가 제 목숨을 살려주고, 지금도 저를 지켜주고 있어요. "
N군은 그렇게 말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05-20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