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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8화. 푸른 노을

일 때문에 동행한 카메라맨 M씨가 툭 던지듯 들려준 이야기다.

M씨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오이타(大分)현의 고향에서
딱 한번 녹색 저녁놀을 봤다고 한다.
자기도 믿어지지 않아서, 주방에서 저녁 준비를 하던 어머니에게
"엄마, 저녁노을이 초록색이야" 라고 말하러 갔다.

어머니는 처음엔 전혀 상대도 해주지 않고
"노을은 빨간색이야" 라며 아득바득 식사 준비를 했다.
"아니야, 봐. 초록색이야. "
M씨가 어머니의 앞치마를 잡아당기자, 그제서야 어머니도 고개를 들었다.

태양도 구름도 바깥 풍경도 녹색이었다.
"어머, 진짜 초록색 노을이네. "
어머니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머니는 아마 '주방 조명 때문이겠지' 라고 생각했는지
주방의 불을 껐다. 그러나 하늘은 풀빛으로 저물고 있었다.
"별 일도 다 있구나. "
어머니와 M씨는 푸른 노을을 한참 보고 있었다.

다음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그 얘기를 했지만
"노을이 빨갛지, 무슨 초록색이냐? "
라며 상대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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