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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20화. 달라붙는 것

해질녘에 생긴 일이다.
니시노미야(西宮)시에 사는 T씨 가족 네 명이
드라이브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171번 국도의
코부바시(甲武橋) 다리를 건널 때였다.

갑자기 뒤차가 경고등을 켰다.
'뭐지? 왜 저래? '
뒤차는 T씨의 차를 추월하지도 않고 그저 뒤를 따라오기만 했다.
그리고 이제는 경적을 있는 대로 울리기 시작했다.

그 차는 T씨의 차에 다가왔다 멀어지고,
멀어졌다 다시 다가왔다.
그러나 결코 앞지르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T씨의 집에 도착했다.

별 희한한 사람도 다 있다고 생각하며
차를 차고에 넣으려는데, 웬일인지 뒤차도 T씨 집 앞에 멈췄다.

그리고 그 차에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남자가 내려서
"괜찮으세요!?" 라고 T씨에게 외쳤다.
"네, 무슨 일로 그러세요? "
"그쪽 차 위에 있던 사람 말이에요! "
뒤차 운전자가 말했다.

"차 위에 딱 붙어서 앞유리를 들여다보던 여자 말입니다! "
뒤차 사람은 무척 흥분해 있었다.

"도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
T씨는 되물었다.

뒤차 사람들도 넷이서 드라이브를 했는데
언제부터인지 앞차 위에 흰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엎드려서
차 지붕 양쪽 끝을 꽉 움켜잡고 대(大)자로 붙어 있었다고 한다.

기모노를 바람에 펄럭펄럭 날리며 앞유리를 들여다보는 그것은
백발 노파였는데, 뒤차에서는 노파의 맨발바닥이 똑똑히 보였다.
네 명 모두 그것을 봤으니 뒤차 안에서는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래서 경고등을 켰다가 경적을 울렸다가 하며 알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여자는 어떻게 됐어요? "
라고 T씨의 부인이 묻자, 뒤차에서 내린 남성은
"그건 저희가 묻고 싶습니다. "
라고 대답하며 같이 탔던 친구들과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그 사람들은 T씨의 차가 집 앞에 서기 직전까지
그 노파가 달라붙어 있는 것을 확실히 봤다고 한다.
그랬는데 지금은 노파가 증발한 듯이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뒤차의 네 명은 다시 차를 타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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