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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24화. 파란불

교토(京都) 사가노(嵯峨野)에 '유령 터널'로 불리는 장소가 있다.

터널에 들어가기 직전에 2차선 도로가 1차선이 되어 좁은 터널에 들어간다.
게다가 터널 안에 커브가 있어서 반대쪽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이
왠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한다.

사가노 땅 자체가 옛날부터 무서운 곳으로 유명해서
그런 소문이 퍼졌을 것이다.
원래 그 터널은 단선 철도 터널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2차선 도로가 1차선 터널로 변하기 때문에
터널 출입구에 신호등이 설치되어서 차의 흐름을 조절하고 있다.

터널이 길어서, 들어간 차가 완전히 빠져나올 때까지
반대쪽 차를 세워 두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그 신호등은 시간적으로 빨간불이 길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터널에서는 신호 대기를 하지 않고 곧바로 들어가면
반드시 유령을 만난다는 소문이 있다.

교토에 사는 S씨는 자주 바이크로 그 터널을 지나다니는데
신호대기를 하지 않고 도로에서 그대로 터널에 쑥 들어간 기억이 없다고 한다.
터널 앞 신호등은 반드시 빨간불이다.

어느 밤, S씨는 터널 앞에 다다랐을 때
처음으로 그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져 있는 것을 깨달았다.

'별 일이네. 신호대기 안 해도 되겠다. '
그대로 터널에 들어가려다가 갑자기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급브레이크를 잡고 신호등 앞에 정차했다.
왠지 불안을 느낀 것이었다.

'뭔가 날 부르고 있어…….'
파란불을 보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일단 신호가 빨간불이 될 때까지 기다려서
다음 파란불에 터널에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나 신호가 바뀌지 않았다.
거의 1분 정도 파란불이 켜진 뒤에
빨간불이 오랫동안 켜져야 하는데 전혀 바뀌지 않았다.
5분, 6분, 계속 파란불이 켜져 있었다.

"이상하네. 그냥 집에 가는 게 좋겠다……."
아무래도 겁이 나서 U턴하려고 했을 때, 뒤에서 소형 트럭이 다가왔다.
그러자 그제서야 겨우 신호가 빨간불이 되는 것이었다.

S씨는 한참 동안 소형 트럭과 함께 신호를 기다려서
파란불이 되었을 때 간신히 터널에 들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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