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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35화. 자동응답기

어느 날 아침, 공항으로 가는 모노레일 안에서
남자 한 명이 쓰러졌다.
상당히 연세가 많은 분이었다.

우연히 같이 타고 있었던 스튜어디스 K씨가
응급처치 훈련을 받은 적도 있고 해서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그 사람을 돌보기로 했다.
그러나 구급차가 오기 전에 K씨는 그 남자의 임종을 지키게 되었다.

그 직후에 K씨는 경찰에서 진술을 하고
원래 예정대로 국내선 비행을 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기내근무를 마쳤다.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트랩(trap : 비행기를 타거나 내릴 때 설치하는 계단)을
내려오려고 했을 때, K씨는
"앗!" 하고 비명을 지르며 발이 미끄러졌다.

몇 미터 아래의 지면에 굴러떨어진 K씨는
그대로 병원에 실려갔다.

트랩 밑에, 그날 아침에 죽은 그 노인이 서서
온화하게 웃으면서 K씨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그날 밤에 귀가할 수 있었다.
집에 들어가 보니, 전화 자동응답기의 메시지 수가 평소보다 많았다.
녹음된 메시지를 재생시켜 봤는데
메시지 속에 삐, 삐, 삐, 삐 하는 전자음이 들렸다.

'이게 뭐지? '
삐 삐 삐――――――――――――
소리가 길게 늘어지다가 끊기면서
첫번째 메시지가 끝났다.
그리고 두번째 메시지.

삐 삐 삐 삐
또 똑같은 소리.
잠시 후에 삐――――――――――――
세번째, 삐 삐 삐 삐…… 삐――――――――――――

이런 메시지가 20개 정도 연속으로 녹음되어 있는 것이었다.

무슨 소리인지 생각났다.
심장박동계(心臟搏動計) 소리였다.
다음날에도 집에 도착하니 메시지 녹음건수가 20건 이상.
설마 하며 재생시켰는데
역시나 삐 삐 삐 삐 삐 삐――――――――――――

장난전화인가 했지만 짐작가는 사람이 없었다.
그냥 매일같이 그런 일이 계속되는 것이었다.
그 노인이 죽은 날부터 생긴 일이라
그 일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모노레일이 터널에 들어갔을 때
창문 유리에 그 노인의 얼굴이 비쳤다.
'앗! '
돌아봤지만 노인은 없었다.

'혹시 자기 묘에 성묘를 와 달라는 건가? '
그런 생각이 들어서 K씨는 그 노인의 묘에 한번 가 보았다.
그래도 자동응답기에는 여전히 그 소리가 녹음되어 있었다.
이상하게도, 집에 있을 때 전화를 받으면
그 소리가 들린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사실은 그 후로 1년쯤 지난 지금도
심장박동이 멈추는 소리는 자동응답기에 계속 녹음된다고 한다.
경찰에 신고를 하고 장난전화인지 조사해 달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원인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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