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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40화. 머리카락 네 가닥

작가 I씨는 전에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홀아비 살림에 구더기 끓는다'라는 말처럼
I씨의 집도 심각하게 더러웠다고 한다.
그런 집이었으니, 여자를 초대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청소기 같은 것도 없는 게으름뱅이 I씨였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점착 테이프가 달린 소형 롤러를 데굴데굴 굴려서
청소 비슷한 것을 하곤 했다.

그런데 롤러 테이프에 긴 머리카락이 네 가닥 붙어 있었다.
이상해서 길이를 재어 봤다고 한다.
50cm는 되는 긴 직모(直毛).
I씨의 머리카락은 짧고 머릿결도 다르다.
가늘고 손질이 잘 된, 명백한 여자 머리였다.

문득 I씨의 머리 속에, 다이쇼(※1912~1926년)에서
쇼와(※1926~1989년) 초기의 여성 이미지가 떠올랐다고 한다.

이튿날도 롤러를 굴려 보니, 역시나 긴 머리카락이 붙었다.
어째서인지 네 가닥.
그것이 매번 반복되었다.

둘러봐도 방 안에는 떨어진 머리카락 같은 것은 없었고
또, 같은 자리를 매번 롤러로 청소하니까
만약 머리카락이 거기 있었더라도 한번 치웠으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하지만 머리카락은 여전히 롤러에 붙어 나오는 것이었다.
게다가 왠지 그것이 매번 네 가닥.

그것이 원인이라는 건 아니지만, 얼마 후에 I씨는 이사를 했다.

다만, 그 동안 집 주인과는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어느 날 놀러갔는데, 그 아파트에 불이 나서 전소(全燒)했다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발화 장소는 I씨가 살던 방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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