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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 카도카와 문고

제42화. 벽을 두드리는 소리 - 오사카(大阪)편

'신미미부쿠로 두번째 밤'에 '벽을 두드리는 소리'라는 제목으로
잡지 편집자 T씨의 체험담을 소개했다.
※참조 링크 : http://rukawa11.tistory.com/178

밤 9시와 오전 2시 정각에 쿵쿵, 쿵쿵 하고
벽을 뭔가가 두드린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그것이 매일 밤 계속된다.

한동안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전에 T씨의 방에서 목을 매고 자살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그 단말마(斷末摩)의 순간이 재현되는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하고 짐작한다.
그 순간 무서워진 T씨는 그 집에서 이사를 나왔다는 이야기다.

어느 날, 내가 소속된 기획사의 O사장이
"그 '두번째 밤'에, 벽을 쿵쿵 두드리는데 원인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거 누구한테 들었어?" 라고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고 말했다.

"어, 그건 T씨라는 분의 체험담인데,
도쿄 오오모리(大森)에 있는 아파트인데요. "
라고 대답하자, O사장은
"도쿄? 그럼 아닌가……" 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세요?" 라고 물으니,
"완전 똑같은 이야기가 있어. "
라고 O사장이 말했다.

"H가 말이야,
(H군은 사장의 아들인데 같은 기획사에 소속된 탤런트다.)
작년에 타니마치(谷町)에 원룸 아파트를 빌렸는데
그 이야기랑 똑같은 일이 있었거든. "

H군이 빌렸다는 고급 아파트는 채광이 좋고 약간 넓은
서양식 4층 건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월세가 놀랄 만큼 저렴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사간 첫날 밤 9시 정각에 쿵, 쿵 하고 벽이 울렸다.
그것이, 건물 앞에서 누가 주먹으로 벽을 두드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H군의 집은 4층이었다.
건물 앞쪽은 도로에 붙어 있어서 그런 일은 불가능했다.

'……잘못 들었나? '
그런데 이번에는 오전 2시 정각에 또 쿵, 쿵 하고 벽을 두드렸다.

창문을 열고 내다봤지만 역시나 사람이 기어오를 법한 구조도 아니고,
실제로 아무도 없었다.
그 이후로 매일 밤 일정한 시간에 반드시 그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몇 번인가 연예인 동료들이 놀러와서 자고 갔을 때도
모두 함께 그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역시 방 안에 몇 명이 있든간에 매일 밤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쿵, 쿵 울린다.

하지만 그 원인을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지내는 동안,
유령이라도 있어서 그 유령이 벽을 노크하는 것 아니냐고 누가 농담을 했는데
어쩌면 그게 정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한 현상이었다.

그런데 H군이 빌린 그 원룸, 어쩐지 혼자 있기가 싫다고 한다.
햇볕은 잘 드는데 왠지 음침하고 공기가 무겁다고 한다.
낮에도, 밤에도 마찬가지라서 H군은 웬만하면 그 원룸에 가지 않고
부모님 댁이나 친구 집을 전전했다고 한다.

그 방에서 자는 것은 한 달에 서너 번, 그것도 친구나 동생이 같이 있을 때.
O사장은 "집세가 아깝다. 안 쓸 거면 당장 방을 빼거라" 라고 H군에게 말했는데
얼마 후에 H군은 그 원룸에서 이사를 나왔다고 한다.

밤 9시와 오전 2시 정각에 들리는 수수께끼의 노크 소리.
대체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하고 의문을 품고 있던 참에,
그 상황과 분위기 모두 흡사한 이야기가 '두번째 밤'에 실려 있어서
솔직히 깜짝 놀랐다고 O사장이 말했다.

타니마치의 그 아파트에서 '두번째 밤'에 실린 것처럼
목을 매달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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