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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48화. 스냅(snap)사진

작가 T씨가, 학창시절에
남자 친구들끼리만 4명이 모여서
미야케지마(三宅島)에 해수욕을 하러 갔다.

그 해수욕장의 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주 예쁜 17~18세 정도의 소녀를 발견했다.

T씨 일행 4명은 각자 그 소녀의 관심을 끌려고 열심히 말을 걸었는데
그러자 곧 그 소녀도 T씨와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소녀의 이야기 내용이라는 게
기분나쁜 유령 이야기나 사후(死後) 이야기 뿐이었다고 한다.
'사후세계는 정말로 존재하고,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등의 이야기였다.

건강해 보이는 보통 여자아이인데
대화를 하고 있으면 왠지 음침한 느낌이 들었다.
평범한 일상 대화가 전혀 되지 않았다.

4명 모두 좀 이상한 애라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예쁘니까 기념으로 그 소녀와 함께
스냅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도쿄에 돌아오고 얼마 후에,
미야케지마에서 찍은 사진이 인화되어 나왔다.

친구가 직접 현상한 스냅사진을 보여줬는데
40장 가까이 되는 미야케지마 사진 중에서
분명히 4~5장 있어야 할 그 소녀의 사진이 한 장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이 없어졌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그 소녀가 나온 사진만 처분한 것 같았다.
틀림없이 사진 장 수가 부족한데다가,
사진에 찍힌 장면이 사이사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현상한 친구 본인은
사진이 없는 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T씨와 다른 친구들도 '이건 물어보지 않는 게 좋겠다……' 라고
각자 암묵적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그 후에는 그 소녀에 대해서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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